UPDATED. 2025.07.28(월)

소액주주 분노 폭발 … 진원생명과학에 무슨 일이

2000억 적자에도 358억 챙긴 경영진 … 913명, 618만주 집단행동

안재후 CP

2025-07-28 11:14:11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한때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진원생명과학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며 박영근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총사퇴를 요구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모인 진원생명과학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28일 "회사가 수년간 누적된 경영 실패와 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5일 기준으로 913명의 주주가 참여해 약 618만 주(7.28%)의 지분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선 상태다.

대표이사 해임 땐 100억, 이사는 60억 지급해야

주주들의 분노는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 체계에서 시작됐다. 회사는 2020년 이후 약 2000억 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영근 대표는 같은 기간 급여와 상여금으로 172억 원을 받았다. 자회사를 포함하면 총 358억 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회사 정관에 명시된 '황금낙하산' 조항이다. 대표이사 해임 시 100억 원, 이사 해임 시 60억 원을 지급하는 조항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주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가 연간 수백억 적자에도 매년 수십억원의 고액연봉을 챙겨 소액주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 언론을 통해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연구개발 과제 부실 관리로 신뢰 추락

진원생명과학의 위기는 단순히 재무적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최근 국가연구개발 과제 수행 과정에서 관리 부실이 드러나며, 정부로부터 73억7000만원의 과태료와 2년간 국가과제 참여 제한 처분을 받았다. 이는 바이오테크 기업으로서의 핵심 역량인 연구개발 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연구개발 과제 참여 제한은 바이오테크 기업에게 치명적인 타격"이라며 "향후 2년간 정부 과제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기술 개발과 자금 조달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회사 관련 의혹까지 불거져

경영진에 대한 불신은 자회사 관련 자금 운용에서도 증폭되고 있다. 미국 자회사 VGXI에 1484억원을 대여한 뒤 204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회수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영진의 사익 추구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주주연대는 이와 관련해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에 대한 검증과 손해배상 청구를 요구하고 있다. 불투명한 자금 운용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 주주들의 주장이다.

진원생명과학의 어제와 오늘

진원생명과학은 1976년 1월 27일 의류용 심지 전문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동염'이란 회사명으로 설립했다. 이후 수차례 사명을 변경하며 2014년 현재의 '진원생명과학'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의약품 개발 및 제조, 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피 상장기업으로,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형태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매년 수백억원을 전환사채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기업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특히 19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2년 만에 또다시 81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주주 행동주의의 새로운 전환점

이번 사태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주주 행동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주연대는 ▲황금낙하산 조항 폐지 ▲성과연동형 보수 체계 도입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 검증 및 손해배상 청구 ▲주주제안 임시주총 안건 상정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의 윤태준 소장은 "이번 사태는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와 불투명한 자금 운용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대표적 사례"라며 "주주 행동주의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절차를 통한 경영 정상화 추진

주주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항의를 넘어 구체적인 법적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주 측이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소액주주들의 권리 행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주주연대 관계자는 "무능한 경영진과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회사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주주명부 열람, 이사회 의사록 확인, 임시주총 소집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액주주들 집단행동. 변화 이끌어낼까?

진원생명과학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권익 보호라는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주주연대는 향후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진 교체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이 한국 기업들의 경영 투명성 제고와 주주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바이오테크 업계에서는 연구개발 성과와 경영진 보상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진원생명과학 사태가 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진원생명과학에 일어난 일은 단순한 기업 분쟁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 지배구조의 벽에 부딪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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