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은 푸조·피아트·지프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 산하의 1919년 설립된 유서 깊은 브랜드다. 106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프랑스 브랜드가 한국산 타이어를 신차용으로 채택한 것은 넥센타이어의 기술력과 품질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검증된 성능의 '엔페라 스포츠' 타이어
이번에 공급되는 엔페라 스포츠는 넥센타이어를 대표하는 초고성능(UHP) 타이어로, 세 가지 핵심 성능에서 탁월함을 보인다. 고속 주행 시의 안정성,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력, 정밀한 핸들링 성능이 강점이다. 특히 까다로운 유럽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에 맞춰 고하중 차량에 적합한 구조와 정숙한 승차감을 구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에 공급되는 제품은 전량 체코 자테츠에 위치한 넥센타이어 유럽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는 유럽 현지 생산을 통한 품질 안정성과 공급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럽 주요 테스트 기관의 검증
엔페라 스포츠의 우수성은 객관적인 성능 테스트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연맹인 ADAC, 독일 유명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AutoBild Sportscars), 스위스 차량 안전성 평가 기관인 TCS, 오스트리아 ÖAMTC 등 유럽 내 유력 평가기관의 2025년 하계용 타이어 테스트에서 'Good(우수)' 및 '강력 추천(Very Recommendable)' 등급을 받으며 품질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스웨덴 자동차 전문 매거진 Vi Bilägare가 실시한 여름용 타이어 테스트에서는 넥센타이어 '엔페라 스포츠 SU2'가 190점 만점에 157점을 기록하며 최고 추천 등급을 받았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에서는 소음 테스트에서 66.6dB(데시벨)로 단독 1위에 올랐다. 이러한 성과는 유럽의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키는 넥센타이어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넥센타이어의 유럽 OE 시장 확대 전략
2019년 유럽공장 가동과 맞물려 넥센타이어의 유럽 매출액은 2020년 4,681억 원에서 2024년 1조 1,347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연평균 24%에 달하는 놀라운 성장률로, 유럽 시장에서 넥센타이어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입지를 구축했는지를 보여준다.
스텔란티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
넥센타이어는 2024년 4분기 기준 총 28개 완성차 업체의 118개 차종에 OE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이 중 스텔란티스 그룹과의 협력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지프 랭글러에 내연기관용 타이어를 납품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닷지 2개 모델(차저·챌린저)에 대한 OE 공급을 앞두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전기차 부문으로의 확장이다. 넥센타이어는 스텔란티스 본사와 지프(Jeep) 전동화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프의 순수 전기차 모델인 '레콘'과 '체로키 PHEV(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에 탑재될 전용 타이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넥센타이어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넥센타이어의 OE 사업 확장은 시트로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기아의 주요 글로벌 전략 차종에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확대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특히 EV3부터 EV9까지 기아 전기차 라인업인 EV시리즈 전 차종에 OE를 공급하며 전동화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넥센타이어가 단순히 내연기관 차량용 타이어에만 머물지 않고, 전기차 시대에 필요한 특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정숙성, 저구름저항, 내구성 등에서 기존 타이어와는 다른 성능이 요구되는데, 넥센타이어가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모터스포츠를 통한 기술력 입증
넥센타이어의 기술력은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2023년 서한GP, CJ로지스틱스 레이싱(오네레이싱), 넥센-볼가스 모터스포츠에 타이어를 공급하며 시즌 막바지까지 금호타이어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 타이틀을 처음으로 차지하게 되었다. 2024년에는 글로벌 탑 타이어 제조사인 미쉐린 타이어와 시즌 경쟁을 하였고, 시즌 중간에 미쉐린 타이어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획득하며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을 2년 연속으로 거머쥐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성과를 넘어서, 극한의 조건에서 타이어 성능을 검증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레이싱용 타이어에서 축적된 기술은 고성능 일반 타이어 개발에도 직접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미래 전망과 시장 의미
이번 시트로엥 신차용 타이어 공급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첫째, 유럽의 전통 브랜드가 한국산 타이어의 품질을 인정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둘째, 넥센타이어가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기술적 우수성으로 승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이번 시트로엥 신차용 타이어 공급은 유럽 시장에서 당사의 기술력과 품질 신뢰도가 모두 인정받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유형에 최적화된 고성능 타이어를 공급하며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넥센타이어가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 타이어 업계가 가격 경쟁력에만 의존했던 것과는 달리, 넥센타이어는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앞으로 넥센타이어가 유럽을 넘어 북미, 중국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서도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그리고 전기차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타이어 기술 개발에서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번 시트로엥과의 파트너십은 그러한 미래 성장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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