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 "예상보다 화기애애했던 140분"
미국 NBC는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MASGA)'라는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패키지를 제시했다"며 "이는 한국 관료들이 MASGA로 부르는 것으로, 새로운 미국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훈련,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를 포함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에 트럼프를 분명히 기쁘게 할 선물을 가져왔다: 바로 한국의 조선업 역량"이라며 이번 회담의 핵심이 조선협력에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매체는 "트럼프가 회담 몇 시간 전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서울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CNN은 "이재명 대통령이 선임자들과 달리 미국을 먼저 방문하지 않고 일본을 먼저 방문했다"며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도쿄와 서울이 17년 만에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동성명은 AI, 무역,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더 깊은 협력을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언론: 동맹 재편과 지정학적 복잡성에 주목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워싱턴이 한국 내 2만8500명 규모의 미군 주둔을 축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추측이 증가하고 있다"며 회담의 배경을 분석했다. 또한 "무역과 국방 이슈의 복잡한 범위와 이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이를 정말 어려운 과제로 만든다"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하며 회담의 난이도를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새 대통령 이재명이 수십 년 된 동맹이 급속한 지정학적 변화에 직면하려 애쓰는 가운데 중추적인 순간에 직면했다"며 "트럼프는 한국을 미군 보호를 이용하는 '돈벌이 기계'라고 불러왔다"고 전하면서 양국 관계의 근본적 긴장을 지적했다.
유럽 언론들은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반미-친중"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미국 정책입안자들에게 중국과 일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안심시키려 한다"고 분석하면서, 과거 미일한 군사훈련 비판과 베이징과의 관계 개선 요구가 확고한 동맹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와 독일 주요 언론들은 이번 회담을 유럽의 관점에서 대서양 동맹체제와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성의 맥락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NHK는 이시바 총리 측근인 나가시마 아키히사 총리 보좌관을 인용해 "이시바 총리가 2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대면 경험을 이재명 대통령과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올해 2월과 6월 두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정부가 일본 측에 비공식적으로 방위비를 GDP 대비 3.5%로 인상하라고 제시했다"고 보도하며, 일본 역시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 신중한 관망론과 지역 안정에 대한 우려
환구시보는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의 첫 전화통화를 보도하면서 "이재명은 한미가 특별한 동맹관계라며 한미 지도자들의 빈번한 만남과 협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신사(中新社)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보, 국방예산, 관세 문제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이 주한미군의 유연성 등을 요구했지만 이는 우리가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일부 중국 매체들은 "이재명이 '실용주의'와 '한미동맹' 사이에서 절충안을 선택했다"며 균형외교의 어려움을 분석하기도 했다.
회담 성과: 북한 대화와 조선협력에서 접점 찾아
블룸버그는 "트럼프와 이재명이 북한, 집단안보, 조선업에 대한 긴밀한 협력에 낙관론을 표했다"며 "트럼프는 '북한과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양 정상 모두 북한과의 대화에 개방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찾았다는 분석이 많았다. NBC는 "리(이재명)와 트럼프는 모두 암살 시도를 당한 경험이 있고, 모두 선임자들보다 핵무장 북한과의 외교에 더 개방적"이라고 전했다.
조선협력 분야에서도 구체적 성과가 나타났다.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MASGA)' 패키지는 새로운 미국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훈련,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를 포함하는 1500억 달러 규모의 협력으로 트럼프의 미국 제조업 부활 정책과 한국의 조선업 경쟁력이 결합된 윈-윈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동맹 현대화와 방위비 분담: 여전한 과제들
하지만 모든 현안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중국 견제 역할 확대 등은 여전히 양국 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으로 남아있다. NPR은 "이재명이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71년 된 군사동맹을 북한 억제에서 중국 견제로 재초점하려는 요구에 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용외교의 성공적 첫걸음
전반적으로 해외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분석가는 "이재명의 일본 우선 방문이 의도적이고 전략적인 움직임"이라며 "두 미국 동맹국이 트럼프의 변덕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지렫대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로이터는 "한국의 새 대통령 이재명이 수십 년 된 동맹이 급속한 지정학적 변화에 직면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중추적인 순간에 직면했다"며 이번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40분간 진행된 이번 정상회담은 예상을 뛰어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북한 문제부터 조선협력까지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며,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가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과 동맹 현대화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아 앞으로의 한미관계 발전이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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