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째 마르크스주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임승수 작가가 한국 사회의 불안과 박탈감의 근원을 파헤치는 신작 '오십에 읽는 자본론'을 내놨다.
2024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중 76%가 자신이 실제보다 가난하다고 믿는다. 어느 때보다 모든 재화가 넘치는 오늘의 한국이지만, 정작 한국인들이 느끼는 지배적인 감정은 박탈감과 불안감이다.
20년 이상 세계 1위를 달성하고 있는 자살률,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한국인들의 정신적 피로를 드러내는 단적인 지표다. 사람들은 철학이며 마음챙김, 정신과 진료에 기대지만,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때의 불온서적이자 몰락한 체제의 사상서를 왜 지금 읽어야 하느냐는 물음에 임 작가는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자본론'은 철 지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불평등한 세계와 그로부터 비롯된 불안과 무력감의 근원을 낱낱이 드러내는 사회 해부학서라는 것이다.
"불안을 동력으로 살아가는 삶은 인간을 갉아먹는다"는 임 작가의 진단은 날카롭다. 그 무게를 견뎌내기 위해 자잘한 쾌락에 몰두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임 작가는 "지금 이 세상을 작동시키는 원리에 대한 독보적이고도 유효한 통찰을 담은 단 한 권의 책"이라며 '자본론'의 현재성을 강조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이다. 임 작가는 20년의 공력을 모아 아무리 세상에 냉소하는 사람이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만큼 지극히 유쾌하고 쉽게 '자본론'의 핵심적 통찰들을 한 권의 소설로 펼쳐놓았다.
딱딱한 경제학 이론서가 아니라, 오늘날 한국인의 일상과 고민을 담은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본주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평가다.
한때 세상을 뒤흔들고 불붙였던 한 권의 책을 통해 이제 내 삶과 나아가야 할 길을 읽는다는 것이 저자의 기획 의도다. 지금과 다른 세상을 상상할 힘이 필요한 시대, '자본론'이 주는 통찰의 힘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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