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혐의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허위 급여 지급이다. 조 회장은 자신의 측근인 한 모씨와 지인들을 효성 계열사의 직원으로 채용한 것처럼 위장해 실제 근무 없이 급여를 지급받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약 16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대법원은 미술품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조 회장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개인 자금으로 구입한 미술품 38점을 효성의 '아트펀드'에서 고가로 사들이도록 해 약 12억원의 차익을 얻은 혐의는 배임죄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최종 결론이다.
가장 큰 의혹,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배임 의혹도 무죄
대법원은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행위가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업무상 임무 위배'에 해당하는 배임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자본금을 감소시킬 합리적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재무상태에 비춰 과다한 규모의 자산이 유출되고, 이로 인해 회사의 경영과 자금 운영에 구체적이고 현실적 위험이 초래됐다면 회사의 재산을 보호할 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조 회장 등의 유상감자 행위가 효성에 대한 업무상 임무위배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명시했다.
지난 2019년 진행된 1심 재판부는 미술품 편입과 허위 직원 등재 관련 배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주식 가치를 부풀려 환급받은 배임 혐의는 무죄로 봤다.
2심은 원심 판결을 부분 수정했다. 미술품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를 무죄로 뒤집으면서 조 회장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했다. 결국 전체 혐의 중 오직 허위 급여 지급을 통한 16억원 횡령 혐의만 유죄로 확정되었고, 나머지 모든 배임 혐의는 무죄가 되었다.
허위급여 지급 통한 횡령 혐의만 유죄
이번 최종 판결은 조 회장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검찰이 주장했던 대부분의 배임 혐의를 배척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회사에 가장 큰 손해를 입힌 GE 관련 혐의가 배임죄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은 대주주의 권한과 책임의 경계를 다루는 법적 판단이 엄격하게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조 회장은 판결에 따라 징역형에는 실제로 수감되지 않고, 앞으로 3년간 집행유예 기간을 보내게 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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