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배 하나에프앤아이 대표이사 후보.
10일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와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관경위)를 열고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7개 관계사 중 6곳의 최고경영자(CEO)를 연임 추천했다.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검증된 리더십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위기 극복한 강성묵, 3연임 성공"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다. 1964년생인 강 사장은 2023년 1월 취임 이후 2년 만에 하나증권의 실적을 턴어라운드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3연임에 성공했다.
그룹임추위는 강 대표가 수익성 저하에 따른 비상경영체제 전환과 조직개편, 손님기반 확대,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하나증권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경영실적을 턴어라운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하나증권의 2024년 1~3분기 순이익은 1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강 사장은 취임 직후 자산관리(WM), 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영업 기반 확대와 수익 구조 다변화에 집중했다.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WM과 IB 부문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188억원, 당기순이익 1068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발행어음 인가를 앞둔 것도 그의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나증권은 지난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후 외부평가위원회 심사와 현장 실사를 모두 통과했으며, 현재 금융위원회 최종 의결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인가가 나면 자기자본 6조원을 넘는 하나증권은 최대 12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남궁원, 1년 만에 경영 성과 인정
하나생명보험의 남궁원 사장도 연임 추천을 받았다. 1967년생인 남 사장은 2024년 1월 취임한 지 1년도 채 안 됐지만, 빠른 성과로 경영진의 신뢰를 얻었다.
관경위를 통해 추천된 5개 관계회사 중 4곳도 현 대표가 연임됐다. 하나자산신탁의 민관식 사장은 부동산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당기순이익 기준 신탁업계 1위를 유지하며 회사를 업계 최상위권으로 이끈 점을 인정받았다.
하나손해보험의 배성완 사장은 독특한 평가를 받았다. 긍정적인 자세와 소통 능력, 탱크같은 추진력과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취임 이후 회사의 체질개선에 주력해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구조 구축과 손해율 안정화를 통한 내실 성장에 집중한 점이 연임의 주요 근거가 됐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정해성 사장은 대체투자업 전문가로 운용사 및 투자자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세심한 관리로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하나금융티아이의 박근영 사장은 디지털 및 IT보안 전문가로서 그룹의 디지털 기술 혁신 토대를 만들 수 있는 리더로 평가받았다.
유일한 신임, 이은배 부행장의 등장
7개 관계사 중 유일하게 CEO가 교체되는 곳은 하나에프앤아이다. 신임 대표 후보로는 이은배 하나은행 영업지원그룹장(부행장)이 추천됐다.
이 부행장은 오랜 여신심사 경력을 보유한 '현장 중심 영업'의 전문가로 꼽힌다. 하나은행 여신지원부, 여신기획부, 여신심사부 등에 경력을 쌓은 여신 베테랑이다. 현재 은행의 영업지원그룹장으로서 하나은행이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관경위는 "조직의 성과를 최우선으로 하되, 현장에서 활동하는 직원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덕장"이라며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에 적임자"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이 이처럼 대규모 연임 인사를 단행한 배경에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그룹임추위와 관경위는 "대내외 경영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안정 속의 도약',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통한 그룹의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최종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과 위치, 역할 측면에서 각 사 조직의 체질 개선과 리스크관리 역량을 내재화하면서 영업력을 제공할 수 있는 경영능력을 비중있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국내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검증된 리더십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특히 하나증권처럼 위기를 극복하고 실적을 턴어라운드시킨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각 관계회사 CEO 후보들은 추후 개최되는 각 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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