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한국 산업활동동향' 리포트에서 "11월 생산과 투자는 증가한 반면 소비는 감소해 10월과 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은 AI 수요 확대 속에 반도체가 7.5%, 전자부품이 5.0% 늘며 0.7% 증가로 전환됐다. 다만 전자·통신업을 제외한 제조업 생산은 1% 감소해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 줄었으나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 고부가가치 업종이 늘며 0.7% 증가했다.
투자 지표도 양호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에서 6.5% 줄었지만 기계류가 5.0% 증가하며 1.7% 늘었다. 건설기성은 토목 부진에도 불구하고 건축 실적 증가로 6.6% 급증했다.
최근 명절로 인한 조업일수 차이로 단기 지표 변동성이 커졌다. 9월 생산은 급증했지만 10월에는 급감하는 등 출입이 심했다. 이 때문에 3개월 이동평균값 기준으로 생산을 살펴보면 2개월째 줄어 경기 동력 둔화를 시사한다. 반도체 생산도 절대적으로는 양호하지만 증가 속도가 2개월간 완만해졌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하락한 반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하며 차별화 흐름이 이어졌다. 이는 양호한 경기 심리와 약화하는 실물 경기 동력 간의 간극을 보여준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 소매판매는 급감했으나 3개월 이동평균 기준으로는 5개월 연속 증가해 추세는 양호하다"면서도 "하반기 소비를 지탱했던 정책 효과의 약화가 소비 모멘텀의 점진적 둔화 우려를 자극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재정정책이 내수 하단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공개된 2026년 예산 배정 계획에서 전체 예산의 75%가 상반기에 배정됐다"며 "서비스업, 건설업 등 부진한 부문에 예산이 집중 투입돼 경기 모멘텀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30개 업종 중 22개가 호황 또는 회복 국면에 위치했다. 제조업이 여전히 호황 국면을 유지한 가운데 화학물질·제품 업종이 호황 국면으로 이동했다. 반면 장기간 호황 국면에 머물던 수출기업과 전기장비, 의료·정밀기기 등은 둔화 국면으로 후퇴했다.
수출은 관세 충격이 예상보다 제한된 가운데 양호한 반도체와 비미국 수요에 힘입어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다만 최근 동행지수가 확장 국면에서 소폭 반락한 만큼, 향후 비미국 수요의 점진적 둔화 시 수출 동력의 일부 약화가 예상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내년 예정된 정부의 확장 재정 효과가 반영되기 전까지 다소 정체된 지표 흐름이 예상된다"며 "경기 불확실성과 굴곡진 회복 경로를 고려할 때 지표 개선 강도가 미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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