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3.27(금)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헝가리에 2300억 투자

미래 모밀리티 시장 주도 포석

안재후 CP

2026-03-27 10:39:52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헝가리에 2300억 투자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는 2017년 약 9조 2000억 원을 들여 미국의 하만 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이후,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의 본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이제 헝가리에 약 2300억 원 규모의 R&D 투자를 결정하며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하만이 주력하는 차량용 오디오, 디지털 콕핏, 자율주행 시스템 등의 연구개발을 이 거점에서 진행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공장 확장이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삼성의 계획을 읽을 수 있다.

프리미엄 오디오부터 전장사업까지 포트폴리오 확대
하만 인터내셔널은 음향 업계에서 보기 드문 규모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이다. JBL, AKG, 하만 카돈, 마크 레빈슨, Infinity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들이 산하에 있다. 삼성전자 인수 이후 이들 브랜드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가전제품에 번들로 탑재되면서 두 회사의 시너지를 창출했다.

하만의 사업 구성은 매우 다층적이다. 매출의 60%는 전장사업에서, 25%는 컨슈머 오디오 및 음향장비에서, 나머지는 전문가용 사업에서 발생한다. B2C(소비자 직접 판매)로 알려진 오디오 브랜드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B2B(기업 간 거래) 매출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BMW, 메르세데스, 현대자동차 같은 완성차 업체들과의 거래가 하만 실적의 중추를 이룬다. 이들 업체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콕핏(운전자 정보 통합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음향 시스템을 공급해왔다.

삼성 인수 이후 지속된 실적 성장
하만은 삼성전자 인수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2017년 매출액 7조 1000억 원에서 2024년 14조 3000억 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0% 수준으로 안정적 궤도에 올랐고, 2021년과 2023년에는 각각 5000억 원과 1조 원의 영업이익 벽을 넘어섰다. 특히 2025년 전장사업이 사상 최고 실적인 1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하만이 삼성 내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삼성은 2025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산하의 전장사업팀 이름을 '하만협력팀'으로 변경하며, 전장 사업의 중심에 하만이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이후 하만이 주도적으로 전장 관련 M&A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만 통해 공격적 M&A 펼쳐
2025년 삼성전자는 하만을 통해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쳤다. 5월 약 5000억 원을 들여 미국 마시모 그룹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 사업부에는 B&W(바워스앤윌킨스), 데논, 마란츠, 폴크 같은 세계적 오디오 브랜드들이 포함되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12월 24일 발표된 독일 ZF사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 인수다. 인수 규모는 15억 유로(약 2조 6000억 원)로, 삼성이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전장사업 M&A였다.

ZF의 ADAS는 글로벌 스마트 카메라 업계에서 1위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25년 이상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자동차 업계의 안전 기준을 선도해왔다. 이 인수를 통해 하만은 자신의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과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로 통합할 수 있게 되었다.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하만의 기술 포트폴리오가 비약적으로 강화된 것이다.

헝가리 세게드, 유럽 첨단 기술 중심지
헝가리에 대한 투자는 우연이 아니다. 헝가리는 유럽 내 첨단산업 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BYD는 헝가리 세게드에 유럽 첫 전기차 공장을 세웠고, 2026년 2분기 본격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도 유럽 진출을 위해 헝가리를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뜻이다. 헝가리는 EU 회원국이면서도 동유럽의 기술 인재 풀을 갖춘 비용 효율적 입지를 제공한다.
하만이 세게드에 구축하는 R&D센터의 주요 연구 분야는 AI 기반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 자율주행 관련 사용자 경험(UX) 솔루션, OTA(Over-The-Air) 기술 개발이다. 이는 완성차 업체들의 중심인 유럽 시장에서 고객 대응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독일, 루마니아, 체코 등 기존 유럽 거점과 헝가리 센터를 연계하면, 하만의 유럽 R&D 네트워크가 한층 촘촘해진다.

차세대 모빌리티 표준 주도를 위한 포석
하만이 유럽에 투자하는 궁극의 목표는 완성차 업체들의 디지털 전환을 리드하는 것이다. 전통적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주행, 전기화, 커넥티드카로의 대전환을 맞이하면서, 차량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중앙집중형 컨트롤러의 중요성이 극적으로 높아졌다. 하만의 디지털 콕핏은 운전자 정보를 통합해서 보여주고, ADAS는 차량의 안전을 담당하며, 오디오·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IT·소프트웨어·AI 기술력을 하만에 통합해가고 있다. 2030년 매출 200억 달러(약 26조 원) 이상의 글로벌 전장 및 오디오 1등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을 정도다. 헝가리 투자는 이 목표를 향한 중간 거점이자,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인 셈이다.

삼성 전장전략의 완성 단계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전략은 크게 세 축으로 이뤄져 있다. 반도체(메모리, 프로세서), 디스플레이(차량용 화면), 그리고 하만(종합 전장 솔루션)이다. 이 세 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스마트폰에서 시작한 삼성의 '초연결' 생태계가 자동차로까지 확장된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자동차, 스마트홈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시장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 전기차 수요 급변, 반도체 칩 부족 등 변수가 많다. 이는 하만이 단순히 매출만 늘려서는 안 되고, R&D 투자를 통해 기술 선도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헝가리 투자는 이 '기술 경쟁'에 본격 참전하겠다는 신호다.

유럽 시장 장악과 미래 모빌리티의 표준 설정
지난 몇 년간 자동차 산업은 성숙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자율주행, 전기화,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전환이라는 급격한 기술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누가 표준을 설정하느냐가 시장 지배력을 결정한다. 하만이 유럽에 투자하는 것은, 이 새로운 표준 경쟁에서 아시아 기업으로서 선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헝가리의 2300억 원 R&D 투자는 그 크기로 본다면 소규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지역 거점 확장이 아니다. 삼성-하만이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장기적 포석을 담은 투자다. 다음 10년간의 모빌리티 생태계 경쟁에서, 하만이 '삼성의 미래 실험실'로서 어떤 혁신을 만들어낼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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