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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킷도넛, 일본 카키고리 명가 '모리모리도' 떠먹는 아이스크림도넛 6월 론칭

"천연얼음 빙수에서 떠먹는 도넛 아이스크림까지"… 일본 디저트, 한국 여름을 정조준하다

안재후 CP

2026-05-28 13:54:18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9조 원 디저트 시장, 식감과 정체성으로 갈라지다
대한민국의 디저트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2024년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8조 9760억원으로 전체 외식 시장의 10.7%를 차지했고, 프리미엄 디저트와 해외 브랜드 진입이 이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소비자가 단순한 단맛을 넘어 '식감'과 '브랜드 정체성'을 함께 소비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이런 변화는 2026년 들어 더욱 두드러진다. 빅데이터 분석기업 썸트렌드는 2026년 3월 보고서에서 "두쫀쿠(두바이 초콜릿 쫀득 쿠키)가 2월 2주차 정점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얼먹젤리가 차기 유행으로 급부상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GS25에서 판매된 하리보 매출은 전년 대비 1786% 증가했다. 식감을 중심에 둔 디저트가 시장의 주된 화두가 됐다는 신호다.


8만 원 호텔빙수와 4천 원 컵빙수, 양극화된 여름 시장
여름 디저트 시장에서 이 양극화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식품·유통 전문지 이넷뉴스가 2026년 5월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서울드래곤시티가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8만원에 출시한 반면, 이디야는 4천원대 컵빙수로 같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격차가 20배에 이르는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두 극단 사이의 '중간 지대'다. 호텔 빙수는 고급 식자재와 공간 경험을 묶어 팔고, 편의점 컵빙수는 가격과 접근성으로 승부한다. 그 사이에 놓인 '전문점 빙수'는 무엇으로 차별화할 것인가. 업계는 이 질문의 답을 '원물의 정체성'에서 찾고 있다. 천연얼음, 제철 과일, 장인의 손맛처럼 가격으로 환산되지 않는 가치다.


'카키고리'라는 정체성, 한국 시장의 새로운 카드
이 흐름과 맞닿는 지점에서 일본의 전통 빙수 '카키고리(かき氷)'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카키고리는 단순히 잘게 간 얼음에 시럽을 뿌리는 일본식 빙수를 뜻한다. 한국 팥빙수가 우유, 팥, 떡, 과일 등 풍성한 토핑으로 승부하는 반면, 카키고리는 '얼음 그 자체'의 질감과 시럽의 조화에 집중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천연얼음(天然氷)' 간판을 내건 가게가 명가로 통한다. 이 얼음은 겉모습이 투명하고 잘 녹지 않으며, 입에 넣었을 때 푹신하게 부서지는 특유의 식감을 만든다(출처: LIVE JAPAN). 음식 전문 플랫폼 byFood는 "카키고리는 헤이안 시대(794~1185년)에 귀족만 먹을 수 있던 디저트가 19세기에 이르러 대중화된 일본 고유의 빙수 문화"라고 설명한다.

한국 소비자에게 카키고리는 그동안 일본 여행지에서 맛보던 '경험재'에 가까웠다. 그러나 2026년 여름, 이 풍경에 변화가 생긴다.

올드받골드의 행보, '도넛 다음의 한 수'로 카키고리
주식회사 올드받골드(OLD BUT GOLD)가 일본 카키고리 전문 브랜드 '모리모리도(morimorido)'를 6월 한국 시장에 정식 론칭한다. 모리모리도는 천연얼음을 기반으로 일본 정통 팥빙수와 과일빙수, 아이스크림을 제조·프랜차이즈로 전개해 온 일본 브랜드다. 한국 론칭 초기에는 '떠먹는 도넛 아이스크림'과 '소프트아이스크림' 두 가지 형태로 시판된다.

올드받골드는 이미 일본 핸드메이드 도넛 브랜드 '블랭킷도넛(BLANKET DONUTS)'을 한국에 들여온 회사다. 2025년 10월 22일 경기도 분당에 국내 1호 직영점을 오픈한 블랭킷도넛은 일본 본토에서 약 1년 만에 45개 매장을 연 빠른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부드럽고 폭신한 '생도넛' 식감으로 입소문을 탔고, 이스트 반죽과 40여 종 글레이즈 라인업이 특징이다.

올드받골드의 이번 행보는 '도넛으로 시작한 일본 디저트 포트폴리오를 빙수와 아이스크림으로 확장'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단순한 메뉴 추가가 아니라, 한 회사가 일본 디저트 카테고리의 여러 장르를 한국에 동시 운영하는 모델이다.


'떠먹는' 형태가 갖는 의미
이번에 선보이는 떠먹는 도넛 아이스크림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시도다. 한국 디저트 시장에서 '떠먹는' 형태는 한 차례 흥행 검증을 거친 포맷이다. 떠먹는 피자, 떠먹는 케이크에 이어 떠먹는 도넛까지, 손에 묻히지 않고 스푼으로 즐기는 디저트는 카페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사진 콘텐츠로의 활용도를 높인다.

2026년 아이스크림 시장의 핵심 키워드 역시 '식감의 균형'이다. 베스킨라빈스 동향 분석 보고서는 "2026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바삭함, 쫄깃함, 크리미함이 한 제품 안에서 균형을 이루는 식감 설계가 핵심 트렌드로 부상했다"고 진단한다. 도넛의 폭신한 빵 질감과 아이스크림의 차가운 크리미함이 한 그릇에서 만나는 떠먹는 도넛 아이스크림은 이 흐름과 정확히 맞물린다.

여기에 모리모리도가 강조하는 천연얼음 기반의 정통성이 더해지면, 단순한 SNS용 신메뉴를 넘어 '일본 디저트 경험을 한국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열린다.


한일 디저트 협업의 새 공식
블랭킷도넛에 이어 모리모리도까지, 일본 디저트 브랜드의 한국 진출은 더 이상 단발성 화제가 아니다. 일본 후쿠오카의 '아임 도넛(I'm donut?)'이 2025년 9월 서울 성수동에 1호점을 열며 도넛 시장에 가세한 사례까지 묶어 보면, 한국은 일본 디저트 브랜드의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올드받골드는 일본 모리모리도 본사와 협력 체계를 갖추고 6월 시판을 준비 중이다. 단순히 메뉴를 들여오는 차원이 아니라, 본사의 천연얼음 기반 빙수 제조법과 프랜차이즈 운영 노하우를 함께 이식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관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한국식 풍성한 토핑 빙수에 익숙한 소비자가 '얼음의 식감 자체에 집중하는' 카키고리의 미니멀한 정체성에 얼마나 호응하느냐다. 다른 하나는 8만원 호텔빙수와 4천원 컵빙수 사이에서 모리모리도가 어떤 가격대와 경험을 제시하느냐다.

2026년 6월, 한국 빙수 시장의 새 챕터가 열린다. 일본 정통 카키고리가 한국 소비자의 일상 디저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첫 시험대가 곧 시작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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