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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상륙작전] 농심 3세 신상열, 대권 행보 ‘동분서주’

스프 제조사 입성하고 글로벌 거점 장악 … '3조→7조 도약' 청사진 그려

안재후 CP

2026-06-09 10:45:45

신상열 부사장 AI 생성 이미지

신상열 부사장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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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 부사장(32)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농심 오너 3세로 불리는 그가 이사회 회의실에 앉고, 글로벌 사업을 직접 챙기기 시작한 지 몇 개월 사이 이루어진 일들이다. 2월 농심태경 사내이사 취임, 3월 농심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 4월 홍콩 법인 임원 취임까지. 서로 다른 사업 영역을 오가며 경험을 쌓는 모습이 의도적으로 설계된 듯 보인다. 신동원 회장이 만 68세인 시점에서 오너 3세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려는 신호로 읽힌다.

'부재료 제조사'에서 경영능력 입증하는 무대로
신상열 부사장이 처음 이사회 자리를 얻은 곳은 농심태경이다. 올 2월부터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 회사는 농심이 라면과 스낵에 싸는 핵심 부자재를 만드는 곳이다. 분말스프와 시즈닝을 농심에 공급해온 지 수십 년. 지난해 매출 5404억 원 중 농심에서 나온 수익이 2611억 원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신상열 부사장을 이 회사에 보낸 이유는 단순한 승계 수순만은 아니다. 농심태경은 최근 새로운 사업을 키우고 있다. 베지가든이라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를 활용한 가정간편식(HMR)과 신선식자재 유통 사업이 그것이다. 이들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수익성도 높지 않지만, 농심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식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전략적 필요성에 부합한다.

신상열 부사장은 이 신사업 영역을 확대할 임무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농심 입사 후 구매담당, 미래전략실장 등을 거쳤다. 공급망 관리와 중장기 전략 수립에 손을 담그면서 농심의 경영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그 경험을 농심태경에 적용해 영업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소스와 원료 공급 사업을 키우면서 동시에 신사업 영역의 성장성을 검증하라는 조직의 기대가 반영되어 있다.

미국, 중국 등 글로벌 핵심 시장 장악
농심태경 사내이사 취임이 신상열 부사장의 경영 전면 등장의 신호라면, 글로벌 거점 장악이 그의 진정한 무게감을 보여준다. 지난해 8월 그는 농심 북미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아메리카의 최고경영자가 됐다. 미국과 캐나다 법인이 모두 그 산하에 들어온다는 뜻이다. 올해 4월부터는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농심 홍콩 법인의 임원도 맡았다. 상해, 청도, 심양 등 중국 주요 지역의 생산·판매 법인들이 모두 그의 지휘 범위 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미국과 중국. 이 두 나라는 농심이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들이지만, 동시에 큰 도전을 안고 있는 곳들이기도 하다. 미국은 라면의 확고한 소비 기반이 있지만, 중국은 현지 강력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하고 정부 규제 리스크도 지속적으로 존재한다. 이런 어려운 시장을 신상열 부사장에게 맡긴다는 것은 조직이 그의 경영 능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다.

3월 주총에서 신동원 회장이 신상열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놓고 "젊은 나이에도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선임이 아니라 검증이라고 봐야 한다. 조직은 신상열이 글로벌 무대에서 조직을 리드할 역량이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

비전 2030 주도 대권 승계 정당성 확보
농심이 추진 중인 비전 2030은 신상열 부사장이 주도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3조 5000억 원 수준인 매출을 2030년까지 7조 3000억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 동시에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약 35~40%에서 6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 목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행은 매우 도전적이다. 라면 중심 제품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사업군의 성장만으로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신사업군 전체가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인데, 펫푸드와 건기식, 스마트팜, 대체육이 모두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는 극히 공격적인 계획이다.

신상열 부사장이 이끄는 미래사업실은 이 신사업들을 육성 중이다.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은 2020년 출시 이후 누적 성과가 쌓이고 있으며, 펫푸드 브랜드 반려다움은 2023년 7월 론칭했다. 식물성 대체육 기술을 접목한 베지가든도 농심태경을 통해 가정간편식 영역을 확대 중이다. 스마트팜을 중동 지역으로 수출하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이들 신사업이 전사 매출에서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신상열 부사장의 경영 입증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너 3세로서 그가 이 신사업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지가, 결국 농심의 미래와 그의 경영 정당성을 결정하는 지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30년까지 매출 2배, 얼마나 실행 가능할까
농심의 숙제는 명확하다. 라면 중심 매출 구조를 혁신하면서 신사업 성공률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 매출 2배 달성이라는 목표를 감안하면, 신사업군은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해야 한다. 펫푸드와 건기식, 대체육이 모두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 이는 매우 공격적인 목표다.

경쟁사와의 격차도 무시할 수 없다. 삼양식품은 이미 해외 매출 비중이 80% 근처에 이르렀다. 농심이 현재 약 35~40% 수준에서 6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추격 속도가 상당히 빨라야 한다는 뜻이다.

신상열 부사장이 직접 미국과 중국 시장을 챙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푸드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라면의 글로벌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일 상품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특히 중국은 현지 강력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하고 규제 리스크도 존재한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그것을 글로벌 시장에 전파하는 일은 기존 경영진보다 신상열 부사장 같은 세대가 더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으리란 판단이 조직 내 존재하는 것 같다.

3월 주총에서 신동원 회장이 신상열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놓고 "젊은 나이에도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밝힌 것도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세대 교체에 대한 명확한 신호였다. 조직은 신상열이 글로벌 무대에서 이 가파른 성장 목표를 얼마나 실행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 있다.

비전 2030의 실적 증명이 오너 3세의 진짜 상륙 작전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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