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진=한화생명]](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6301028220042707cc35ccc5c112222163195.jpg&nmt=29)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진=한화생명]
'통인수' 승부수가 승패 갈랐다…거래 종결성 앞세운 한화의 선택
30일 금융권 및 IB 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 최대주주인 스웨덴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는 한화생명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EQT파트너스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이며, 애큐온캐피탈이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두 회사를 묶은 패키지 딜 구조다. 인수가로는 1조원 안팎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한화생명과 메리츠금융그룹, 사모펀드 운용사 바이칼인베스트먼트 등 세 곳이 참전했다. 한화생명은 삼정KPMG를, 메리츠금융은 삼일PwC를 각각 인수 자문사로 선정해 정면 대결을 펼쳤다. 승부를 가른 건 거래 구조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EQT파트너스가 당초 2019년 당시 약 6천~7천억원에 인수했던 매물을 복잡한 분리 매각 없이 한 번에 정리하려 했다는 점이, 한화생명의 통인수 전략에 힘을 실어준 배경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거래 구조의 우위는 자산 건전성에 대한 선제적 분석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의 영업자산은 기업금융(70%)·소비자금융(11%)·기타 투자금융(19%)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약 1조1천903억원 수준이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기업금융 중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직접 확인한 위에서 과감한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유일한 '빈칸' 채워…캐피탈 진출로 여신금융 역량 확대
이번 딜이 최종 성사될 경우, 한화생명은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여신전문금융업(캐피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한화 금융 계열사에는 생명·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해외 은행·증권이 포진해 있으나 캐피탈만이 유일한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캐피탈사는 보험사나 은행에 비해 자산 운용 규제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환사채(CB), 메자닌 투자, 인수금융 등 다양한 고수익 기업금융 시장에 한화생명이 직접 참여할 통로가 열리는 셈이다. 2006년 KT캐피탈로 출범해 2017년 두산캐피탈을 흡수합병하며 기업금융 역량을 키운 애큐온캐피탈은, 그 자체로 상당한 운용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의 1분기 K-ICS(킥스)비율(잠정 162%) 등을 고려해 자본 지표 관리 과제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IB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의 탄탄한 자금 조달 기반과 회사채 발행 등 조달 다변화를 활용하면 오히려 조달 비용을 대폭 절감하며 안정적으로 인수를 완결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이어 국내까지…외형확장 진두지휘 하는 김동원
이번 빅딜 성사 여부는 최근 수 년간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진두지휘해 온 김동원 사장의 포트폴리오 전략과도 긴밀히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은 2023년 2월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직책을 맡은 이후 글로벌 M&A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2023년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지분을 추가 확보한 데 이어, 2024년에는 리포그룹 산하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다. 같은 해 미국 뉴욕 기반의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약 2천500억원 규모)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2025년 7월 최종 마무리하며 북미 자본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역시 국내 보험사가 미국 증권사를 인수한 첫 사례로 기록된다. 해외법인 4곳의 2024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해외에서 은행과 증권을 차례로 확보한 흐름이 이번 국내 캐피탈 인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금융권에서는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구축이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화그룹의 인적분할 이후 금융 계열 분리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 사장으로서는 독립 경영 기반 강화를 위해 한화생명의 사업 자생력을 한층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한화생명은 포화 상태의 보험 본업에서 수익 다각화를 꾀해 왔으나, 캐피탈 부재로 인해 기업금융·대체투자 영역의 참여 폭이 제한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애큐온캐피탈이 가세하면 그룹 전체의 운용자산이익률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레버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종합금융의 마지막 관문…시너지 실현이 진짜 승부처
한화생명이 이번 1조원 규모의 빅딜을 매개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글로벌 무대에서 은행과 증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데 이어 국내에서 캐피탈이라는 마지막 빈칸을 채우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다만 인수가 완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K-ICS 기본자본 비율 관리, 애큐온캐피탈의 수익성 개선, 기존 계열사와의 실질적 시너지 창출이라는 과제가 연이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 기반과 결합될 경우 조달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는 만큼, 인수 이후 두 조직이 어떻게 융합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느냐가 이번 빅딜의 진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동원 사장이 글로벌과 국내를 아우르는 연속적인 M&A를 통해 종합금융지주 전환의 물적 토대를 착실히 쌓고 있다"며 "애큐온 인수가 최종 완결된다면 한화생명이 보험사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재정의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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