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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why] 미래에셋 골프장 일감몰아주기 형사-행정 정반대 판결 왜?

240억 거래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 범죄 고의는 입증 못해

이상호 CP

2026-06-26 10:17:45

[사진=미래에셋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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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이상호 CP] 대법원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에 대해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같은 날, 같은 사실에 대해 형사재판에서는 무죄를, 행정소송에서는 패소를 확정한 것이다. 박현주 회장 일가가 지분 91.86%를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에 240억원을 거래한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이 맞다. 그러나 이를 의도적으로 추진한 범죄 고의는 입증되지 않았다.

같은 사건, 엇갈린 판결
지난 25일 대법원은 두 개의 판결을 동시에 발표했다. 대법원 2부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반면 같은날 대법원 1부는 미래에셋증권 등 8개 계열사와 박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

거래의 규모와 성격은 분명했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박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골프장에 약 240억원을 거래했다. 당시 골프장 전체 매출의 72%가 이 거래에서 발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지원으로 판단하고 2020년 과징금 43억 91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검사 제출한 증거만으로 고의 입증 못해
형사법원의 판단은 명확했다. 1심, 2심, 대법원까지 일관되게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려는 고의가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형사법이 요구하는 입증 기준은 매우 높다. 거래 규모가 크고 결과적으로 총수 일가에게 이익이 돌아갔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의도적으로 부당이익을 귀속시키려 했다'는 주관적 고의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한다. 이것이 형사법의 원칙이다.

법원이 찾은 의심의 여지는 골프장의 손실이었다. 만약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의도적으로 이익을 몰아주었다면, 골프장이 2015~2016년 영업 손실을 기록했을 리 없다. 이것은 범죄 고의의 부재를 암시한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행정은 '부당성' 자체로 판단
대법원의 행정부는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23년 7월 '계열사들이 거래 상대방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비교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행정소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법적으로 타당한지를 심사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거래자의 주관적 고의가 아니라 거래 과정의 적절성과 결과의 공정성이다. 고의성 입증이 필수가 아닌 것이다.

행정부는 결과적으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이 귀속됐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공정위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입증 기준 높낮이 달라 다른 판결
두 판결의 차이는 입증 기준의 높이에 있다. 형사법은 개인의 기본권을 극도로 보호하는 대신 범죄 입증 수준을 매우 높게 설정한다. 반면 행정법은 공익과 질서 유지를 우선시하되 상대적으로 낮은 입증 기준을 적용한다.

미래에셋 사건에서 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같은 사실(240억원 거래, 72% 매출 집중, 총수 일가 이익 귀속)이 형사에서는 '고의 입증 불충분'으로, 행정에서는 '부당지원 적절'으로 판단된 것이다.

형사 2심 재판부는 이를 명확히 했다. "합리적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의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거래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이 제공되고 경제력 집중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입증되고, 회사 임직원의 고의까지 인정되어야 유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법의 이중성
미래에셋 사건은 공정거래법이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같은 법으로 같은 행위를 규율하지만, 행정 제재와 형사 처벌은 완전히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는 미래에셋만의 문제가 아니다. 녹십자 사건이 대표적이다. 녹십자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형사재판에서는 무죄가 확정됐지만, 행정소송에서는 20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현재 녹십자는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제기해 심리 중이다.

법의 불완전성과 현실적 과제
미래에셋 판결이 제시하는 근본적 질문은 '고의 없는 부당지원은 존재하는가'이다. 거래의 부당성은 명백하지만, 그것을 의도적으로 추진한 고의를 입증하지 못한 경우가 현실에서 발생한다.

이는 법체계의 흠결을 의미한다. 형사법의 높은 입증 기준이 범죄자를 보호하는 한편, 합리적 비교 없는 거래와 이익 귀속이라는 구조적 부당성을 야기한다. 반대로 행정법의 낮은 입증 기준은 공익을 보호하지만, 주관적 고의 없이도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법조계 관계자는 "형사와 행정의 입증 기준 차이가 이 판결의 배경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공정거래법이 '고의'에만 초점을 맞춘 형사 규정과 '거래의 적절성'에 초점을 맞춘 행정 규정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빚어지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로벌에픽 이상호 CP / sangho@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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