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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분기 89조 영업이익…400조 시대 열린다

엔비디아·애플 넘어선 수익성… 메모리 공급난에 2027년까지 호재

안재후 CP

2026-07-30 10:26:47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이 가져온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삼성전자를 사상 최대 실적의 영역으로 안내했다. 올 2분기 기록한 89조 4000억원의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이며, 연간 영업이익이 400조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를 거쳐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공급난 속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협상과 글로벌 빅테크와의 장기공급계약(LTA)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12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 발표 여부도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엔비디아와 애플을 넘다
삼성전자는 7일 공시한 2분기 실적에서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 매출 171조원과 영업이익 89조 4000억원은 분기 기준 최대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9.3%, 1810.3% 급증했다. 시장 컨센서스 85조 494억원도 훌쩍 뛰어넘은 성과다. 특히 영업이익률 52.3%는 인공지능 기업 엔비디아와 애플을 초과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입증했다.

반도체(DS) 부문의 압도적인 기여도가 2분기 실적의 핵심이다. 약 88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 대부분을 DS 부문이 일궜으며, 노사 합의에 따른 직원 성과급 충당금 약 17조원이 이미 비용으로 반영되어 있다. 이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제 수익성은 105조원 수준으로, 반도체 사업의 수익 창출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다. 반면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대 초반,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은 적자 기조를 유지했다.

AI 투자 가속화로 시작된 메모리 공급 부족
이 같은 실적 급증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D램과 낸드플래시 수급 불균형이 있다. 공급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 형성되면서 메모리 가격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상승세를 타고 올랐다. HBM3E 공급 확대와 함께 HBM4의 초기 양산도 시작되면서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이익 개선을 견인했다. 본격적인 HBM4 공급은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단기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가격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신규 공장 건설과 장비 반입을 거쳐 생산량을 늘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급 부족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업계가 보고 있다. 일부 분석가는 내년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더 심해질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기 어려운 구조적 현실이 그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전망에 따르면, 3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보다 13~18%, 낸드 계약가격은 10~15%, 서버용 D램 가격도 13~18%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나아가 서버용 D램 가격은 2027년 하반기까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분기 89조 영업이익…400조 시대 열린다

HBM 생산 확대가 재편하는 메모리 시장
HBM 생산에는 범용 D램보다 훨씬 많은 웨이퍼가 투입된다. HBM 한 장 생산에 범용 D램 웨이퍼 4~6장 분량이 투입되는 만큼, HBM 생산을 늘릴수록 서버용과 모바일용 등 범용 D램의 공급 여력이 급격히 줄어드는 구조가 발생한다. 이 같은 트레이드오프 관계는 향후 메모리 시장의 가격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수급 강세 속에서 메모리 업체들이 고부가 HBM 생산에 집중할수록 범용 메모리의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낸드 공급 부족이 지속될 전망이다.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 공정 효율화에 나서도,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400조원대 진입, 증권사 상단 전망 420조원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4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잠정 실적 발표 직후 연간 영업이익을 419조원대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했고, DB증권도 416조원대로 전망했다. 이는 증권사 상단 전망으로, 시장 평균 컨센서스는 여전히 350~380조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분석가들이 증권사별로 전망치를 크게 상향한 이유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강하게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적 상향 여부는 하반기 메모리 가격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고객사들이 올해 연말까지 공급 부족에 대비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단기 가격 협상이 내년 실적 전망치 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7년 HBM 공급 물량과 가격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업계 전반의 수급 강세를 반영한다.

장기공급계약이 결정할 중장기 실적 전망
향후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안정화시킬 핵심 변수는 장기공급계약(LTA)의 체결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LTA가 체결되면 중장기 공급 물량과 투자계획의 가시성이 대폭 높아진다. 이는 단순한 가격 협상을 넘어 장기적인 실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수단이 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브로드컴과의 협력을 구체화했다. 2030년까지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2000억달러(약 280조원) 이상의 협력을 추진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제품별 협상이 구체적인 LTA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는 중장기 메모리 물량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가 AI 메모리 부족에 대비해 연말까지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LTA 체결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흑자 전환, 2028년이 현실적 목표
반도체 사업 전반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파운드리 부문은 여전히 과제를 안고 있다. 한진만 DS 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은 최근 경영 설명회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은 내년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2028년에는 흑자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은 긍정적 신호다.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데 직접 기여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추가 고객 확보와 선단 공정 수율 개선이 이어질 경우,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 손익 개선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0조원 주주환원, 차기 3개년 정책의 관전 포인트
시장의 관심은 이제 차기 주주환원 정책으로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개년 정책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환원해왔으며, 약 12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이 예상되고 있다. 향후 3년간 FCF 합계가 8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기본 배당 규모가 대폭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는 새로운 3개년 정책(2027~2029년)에서도 기존 50% 환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실적 발표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경쟁사들의 적극적 움직임도 삼성전자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다양한 방식의 추가 주주 환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 마이크론은 이미 잉여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AI 슈퍼사이클 장기화로 결정되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새 질서
삼성전자의 현재는 AI 시장의 개화와 메모리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호재가 만든 결과다.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경신이 계속되면서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판매자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중국 반도체 기업 YMTC가 낸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HBM에서는 여전히 3~4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중국 기업들의 기술 굴기도 당장 글로벌 빅3의 구도를 흔들거나 공급 과잉을 유발할 가능성은 작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클린룸 부족 등 산업 인프라의 제약까지 고려하면 2027년까지 메모리 공급난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가격 협상을 주도하느냐가 향후 10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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