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법무법인 열연 김태환 변호사
성범죄 사건에서는 당사자 진술이 중요한 수사자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목격자가 없거나 당시 상황을 직접 보여주는 자료가 제한적이라면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 사건 전후의 연락 내용과 행동, 객관적 자료와의 부합 여부 등이 함께 검토될 수 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의 진술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은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대화, 통화내역, CCTV 영상, 결제내역, 이동 경로 등 확보된 자료와 당사자들의 설명을 종합해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이 때문에 첫 조사에서 기억이 불분명한 사실까지 추측해 단정적으로 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조사 당시에는 정확하다고 생각했더라도 이후 객관적 기록과 다른 사실이 확인되면 추가 설명이 필요해질 수 있다. 반대로 억울함을 강조하기 위해 상대방의 인격이나 사건과 직접 관계없는 사정을 장황하게 언급하는 것도 핵심 쟁점을 흐릴 수 있다. 기억하는 사실과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 추정에 불과한 내용을 구분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를 앞두고는 사건 당일의 일정과 이동 경로, 상대방을 만나게 된 과정, 주요 대화, 신체접촉의 경위, 사건 전후의 연락 상황 등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야 한다. 휴대전화 대화 내용이나 사진·영상, 카드 사용내역, 차량 기록 등 당시 상황과 관련된 자료가 남아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때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골라내기보다 대화가 오간 전체 흐름과 시간대를 함께 살피는 편이 적절하다. 일부 문장이나 특정 장면만 떼어 보면 당시 관계나 상황이 실제와 다르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를 임의로 편집하거나 전체 맥락과 다르게 제시하면 오히려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기존 자료를 삭제하거나 상대방에게 진술 변경을 요구하는 행위 역시 그 구체적인 경위와 방법에 따라 새로운 법적 쟁점을 만들 수 있다.
성범죄 경찰조사는 정해진 날짜에 출석해 질문에 답하는 절차만으로 볼 수 없다. 당시 사실관계와 기억을 구분하고, 확보된 객관적 자료를 확인한 뒤 혐의의 법적 쟁점에 맞춰 진술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건마다 구체적인 사실과 증거가 다른 만큼 확인된 자료를 기준으로 쟁점을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한다.
도움말 : 법무법인 열연 김태환 변호사
[글로벌에픽 김동원 CP /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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