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9.10(목)

"사업자금에 쓰겠다"더니 다른 곳에 썼다면...차용금 사기 될까

김동원 CP

2026-09-10 09:22:07

사진=법무법인 대세 배철욱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대세 배철욱 변호사

[글로벌에픽 김동원 CP] 돈을 빌린 뒤 약속한 날짜에 갚지 못했다고 해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차용금 사기는 돈을 빌릴 당시 상대방을 속였는지, 당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차용 당시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지만 이후 예상하지 못한 사정으로 변제하지 못했다면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그칠 수 있다. 대법원도 사기죄 성립 여부는 원칙적으로 돈을 빌릴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확인해야 할 것이 변제의사와 변제능력만은 아니다.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대여 결정에 중요한 사실을 허위로 설명했는지도 문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업 계약금으로 쓸 돈이 필요하다", "자재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해 돈을 빌렸지만 처음부터 그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 없었고 기존 채무나 개인적인 용도로 쓰려 했다면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문제될 수 있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사기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은 기망이 변제능력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본다. 돈의 용도를 속여 차용한 경우, 실제 용도를 알았다면 상대방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관계라면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다만 사용처가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다른 용도로 사용할 생각으로 허위 설명을 한 경우와, 정상적으로 돈을 빌린 뒤 사업 상황이나 자금 사정이 변해 불가피하게 사용처를 변경한 경우는 구별해야 한다.

실제 사건에서는 차용 당시 문자·카카오톡 대화, 차용증 내용, 차용 경위, 차용 직후 계좌 흐름, 상대방이 특정 용도를 믿고 돈을 빌려줬는지 여부 등이 중요한 판단자료가 된다.

결국 핵심은 두 가지다. 차용 당시부터 다른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면서 사실과 다르게 설명했는지, 그리고 실제 용도를 알았다면 상대방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정도로 그 설명이 대여 결정에 중요했는지다. 차용 당시의 설명과 자금 사용 경위, 관련 자료를 토대로 기망행위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도움말 법무법인 대세 배철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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