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금)
[글로벌에픽 차진희기자]
교육부가 지난 20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는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정보 소양 교육', '민주시민 교육' 등을 강화해 교육 패러다임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미래 인재상', '교육 체제 개선'이라는 단어 자체가 모호할뿐더러 3개월이라는 짧은 의견 수렴 기간에는 논의를 마무리 지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논란이 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무엇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10여 년간 강남지역 대형 학원을 운영하며 고입·학습 컨설팅을 진행해온 김은영 교육 전문가에게 물었다.

김은영 교육전문가
김은영 교육전문가

Q. 2022 개정 교육과정 발표 후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교육과정이 왜 계속 바뀌냐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2022 개정 교육과정 발표 후 우리 아이는 어떤 방향으로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는 초등학생 학부모님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교육 정책이 바뀐다는 소식은 늘 우리 모두를 불안하게 합니다. 그러나, 지금껏 교육 정책은 계속 변화해왔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뀐 교육 정책의 실체를 명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 준비한 학생과 학부모만이 입시에서 승리해왔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도할 것입니다. AI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기술이 미래에 보편적인 상식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 아이들이 국어, 영어 공부를 하는 것처럼 앞으로의 아이들은 코딩, 프로그래밍 등 기본적인 IT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도 중요합니다. 늘어나는 고령 인구와는 반대로 출산율은 쉽게 높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는 필연적인 미래죠. 로봇,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사회가 올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로봇과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로봇과 인공지능을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필수가 되겠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교육과정을 수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는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적인 포용 인재 양성'입니다. 사람뿐 아니라 로봇, 인공지능까지 새로운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창의적인 리더를 키워내는 교육을 시작하겠다는 뜻이죠.

Q.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계획의 제목은 '국민과 함께하는 미래 교육과정 논의'입니다. 핵심은 무엇인가요?


2022 개정 교육과정 주요 추진 방향·과제 / 사진제공=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 주요 추진 방향·과제 / 사진제공=교육부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 방향과 4가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 과제1: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한 포용 교육의 기반 마련

먼저 생태 전환교육, 인공지능, 디지털 소양, 민주시민 교육이 강화됩니다.

주목할 점은 '인공지능 교육' 도입입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프로그래밍, AI 기초원리 등을 공부하게 되죠.

이와 함께 교과 운영의 자율성을 위해 학교장 선택 과목이 다양해집니다. 온·오프라인 공동 교육 과정도 활성화될 예정입니다.

◇ 과제2: 학생 맞춤형 교육 기반 마련

자기주도적인 진로·학업 설계를 위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됩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입니다. 단, 고교단계 기초소양 학습을 위해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의 공통과목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2~3학년으로 진학한 뒤 진로·적성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게 되죠.

교육부는 고교학점제형 내신평가 방법도 발표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듣는 공통과목은 현재와 동일하게 상대평가제(등급제)를 유지합니다. 본격적인 학점제가 시작되는 2학년부터는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를 적용합니다. 현재는 일반선택, 진로선택 등 선택 과목 유형에 따라 내신평가 방식이 다르지만 2025년부터는 구분 없이 동일하게 반영됩니다. 원점수, 과목 평균, 성취도, 수강자 수, 성취도별 학생 비율 등 추가 정보도 제공합니다.

◇ 과제3: 교육과정 개정 체제 개선

지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는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동일하게 장기간 여러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전망입니다.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개정안을 마련하고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 과제4: 교육과정 안착을 위한 지원체제 구축

교과서 형식 다양화를 위한 미래형 교과서 개발 방안도 담겼습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학교생활기록부·대입제도 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꾸준히 논의된 서술형 수능 도입이 큰 방향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Q.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현 초등학교 6학년 학생부터 적용됩니다. 혼란을 느끼고 있을 학생, 학부모를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에서 최상위 초등학생 학부모가 주목할 점은 'AI를 비롯한 미래 교육과정 도입', '고교학점제', '대입제도 개선' 입니다.

사진제공=STEAM 교육 홈페이지 캡처
사진제공=STEAM 교육 홈페이지 캡처

인공지능, 챗봇, 가상현실 등 신기술·산업이 이공계 학생에게만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은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이 이공계적 소양까지 갖춘다면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죠. 미래교육의 방향은 융합인재교육, 즉 'STEAM'이 될 것입니다. STEAM 교육은 과학기술에 대한 학생의 흥미, 이해를 높이고 과학기술 기반의 융합적 사고력과 실생활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교육입니다.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의 앞글자를 따온 말입니다. 단순히 과학, 수학 등 이공계 교육을 넘어서 예술 등 새로운 분야와의 융합으로 창의적인 성과를 만드는 학생을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문제는 STEAM 교육조차 일방적인 지식 전달을 통한 학습으로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STEAM 교육의 핵심은 실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융합해 사고하는 것입니다. 과학, 수학 등 단일과목을 가르치던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융합 교육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초·중학생의 융합 교육은 전문적 심화 연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여러 영상매체를 통한 관심, 그리고 독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고를 확장해 주는 과정이면 충분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시는 부분은 '고교학점제' 도입입니다. 새롭게 바뀌는 교육과정이 아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까하는 염려와 두려움이죠. 사실 진로·적성에 따른 과목선택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입니다. 초·중학생 때부터 진로에 대한 방향성을 잘 만들어 간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일괄적인 교육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정보와 올바른 방향성이 필요하겠죠. 고등학교 입학 시점부터는 실전이라는 각오로 미리 진로·진학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최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합니다. 핵심은 수시의 대부분을 결정할 고등학교 1학년 내신은 여전히 상대평가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2~3학년 대상의 선택과목 내신도 원점수, 성취도별 학생 비율 등이 공개되기 때문에 점수 관리가 필요하죠.

한국 대입제도 개선의 최종 지향점은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로 보입니다. 국내 정서상 빠른 도입은 어렵겠으나 당장 늘어날 서·논술형 비중에 대비하려면 '독서'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릴 때부터 많은 양의 책을 읽으며 관련 학업 역량을 길러둬야 합니다.

학령인구가 감소해도 SKY 경쟁률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많은 대학이 사라져도 가치 있는 대학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죠. 우리는 지금부터 '가치 있는 대학은 어느 곳이며 그곳에서는 어떤 학생을 원하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차진희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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