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화)

'죽음 준비가 왜 삶의 준비인가' 부제…도서출판 자유문고 376쪽

'죽음을 알면 삶이 바뀐다'를 출간한 오진탁 한림대학교 철학전공 교수. 사진=한림대학교
'죽음을 알면 삶이 바뀐다'를 출간한 오진탁 한림대학교 철학전공 교수. 사진=한림대학교
[글로벌에픽 유경석 기자]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 모습이야말로 삶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주는 거울입니다. 죽음은 미지의 영역인 것이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경험하거나 볼 수 있는 세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해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림대학교 철학전공 교수이며, 1997년부터 생사학 강의 중인 오진탁 교수(사진)는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자문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죽으면 끝인가. 죽음을 육체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육체의 죽음은 분명 있다. 하지만 영적인 차원에서 죽음을 바라보면 죽음은 육체의 죽음, 즉 육체로부터 영혼이 떠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결국 현재의 삶이 바뀔 수밖에 없다. 이것이 죽음 이해가 주는 가르침이다.

오진탁 교수는 "죽음을 통해 자신과 삶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육체만의 존재인가, 아니면 육체와 정신이 결합된 존재인가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어떤 존재로 여기느냐에 따라 죽음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라는 설명이다.

죽으면 다 끝난다고 생각하고 사는 삶과, 육체는 죽어도 정신(영혼)은 어디론가 옮겨간다고 생각하고 사는 삶이 같을 수는 없다는 것. 즉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삶의 방식과 질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은 통상 절망과 두려움, 부정, 분노, 슬픔, 삶의 마무리, 수용, 희망, 마음의 여유, 밝은 죽음의 아홉 가지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마지막 떠나는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눈에 보이고, 검증 가능한 것만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하지만 죽음의 경계에서 다시 살아온 임사체험자들의 증언은 죽으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죽음이 어떤 것인지 모르니까 두려운 것이다. 제대로 교육 받은 적도, 성찰해본 적도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죽음은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입증해줘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자기가 자신을 얼마나 깊이 있게 아느냐에 따라 죽음 이해가 달라진다.

죽음을 알면 삶이 어떻게 바뀔까. 권력과 부와 명예를 누리고 살았다 하더라도 마지막 떠나는 모습이 불행하고 추하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오진탁 교수는 '죽음을 알면 삶이 바뀐다'에서 죽음을 통해 자신과 삶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육체만의 존재인가, 아니면 육체와 정신이 결합된 존재인가.

아울러 인간 이해, 죽음 이해, 삶의 이해를 제안한다. 인간 이해란 나는 육체만의 존재인가, 육체와 영혼의 결합인가 하는 것이고, 죽음 이해는 죽으면 다 끝나는가, 새로운 삶의 시작인가 하는 것이다. 삶의 이해란 육체와 물질 중심으로 사는가, 육체와 영혼의 결합체로 사는가 하는 것.

오진탁 한림대 교수의 새 책 '죽음을 알면 삶이 바뀐다' 표지. 사진=도서출판 자유문고
오진탁 한림대 교수의 새 책 '죽음을 알면 삶이 바뀐다' 표지. 사진=도서출판 자유문고

오 교수는 "죽음의 문제를 더욱 깊게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내 삶을 보다 유익하고 행복하게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한다.

죽음 이해는 자기 삶과 죽음 전체가 걸린 문제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 판단하면 자기 삶과 죽음 전체를 잃게 되는 까닭이다.

죽으면 다 끝난다고 생각할 경우, 말 그대로 죽으면 다 끝나는, 육체 중심, 물질 중심의 삶을 살게 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죽음을 바라보는 기본 관점들을 설명하면서,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성찰하게 한다.

오진탁 한림대 교수는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다"면서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으므로,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하면 인생 전체가 온전할 수 없다. 삶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죽음의 모습이 결정되기도 하지만, 거꾸로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삶이 결정되기도 한다. 이렇듯 죽음과 삶은 직결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애써 외면하거나 무시한다"며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삶의 방식과 질을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

오진탁 교수는 죽으면 다 끝나는지, 죽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알고 싶을 때, 혹은 예전에 우울증을 앓았거나, 자살충동을 느꼈거나,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거나, 지금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죽음의 철학적 접근을 추천한다.

다음(Daum) 카페 '한국생사학협회' 오진탁의 생사학 이야기 폴더에 죽음과 자살에 관한 100가지 이상의 글과 자료를 제시해 놓아서 누구나 접속할 수 있다. 저서로 '죽으면 다 끝나는가?', '자살예방 해법은 있다', '죽음, 삶이 존재하는 방식', '자살예방의 철학–생명교육과 자살시도자 교육사례' 등 다수가 있다. 번역서로 '티베트의 지혜', '죽음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한글세대를 위한 금강경', '능엄경 1, 2' 등 다수가 있다.

유경석 글로벌에픽 기자 kangsan0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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