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광고캠페인의 출발점은 투자자들의 일상 언어에서 찾은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주식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는 '국장', 미국 증시는 '미장'이라 줄여 부르는 것에서 착안해 '주식시장의 장(場)을 읽는 장인(匠人)'이라는 콘셉트를 개발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장(醬)'의 의미까지 더해져 이중적 재미를 선사한다.
광고 속 주식장인은 마치 수십 년 경력의 장 담그기 명인처럼 등장한다. 전통 한옥과 정갈한 장독대를 배경으로 투자자들의 고민을 척척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43년 내공으로 빚어낸 투자의 깊은 맛"이라는 카피처럼, 삼성증권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장인의 손맛에 빗대어 표현했다.
주목할 점은 복잡한 금융 서비스를 얼마나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느냐는 것이다. 실시간 투자정보는 "신선한 재료", 전문가 상담 서비스는 "정성스러운 손길", 30개국 해외 주식투자는 "다양한 맛의 조화"로 표현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이는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글로벌 투자를 일상적이고 친근한 개념으로 전환시킨 탁월한 마케팅 전략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장맛이 30개라니~", "43년 내공의 빨간 수익률 맛 보고 싶네~", "어디 있나요 주식장인" 등 위트 넘치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이는 광고가 단순히 정보 전달을 넘어 재미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삼성증권이 디지털 매체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택한 것도 주효했다. 기존의 TV 광고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튜브를 통해 영상 3편을 공개하며, 젊은 투자자층의 미디어 이용 패턴을 정확히 겨냥했다. 실제로 엠브레인 마크로밀이 20~40대 일반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기 반응 조사에서 광고 선호도 81%라는 높은 긍정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광고 콘셉트를 활용한 후속 마케팅도 준비 중이다. '주식불장'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고추장, 일본의 와사비, 중국의 마라장, 미국의 핫소스로 구성된 4종 세트를 제작해 고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증시를 의미하는 '장(場)'과 음식의 '장(醬)'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끝까지 활용한 기발한 아이디어다.
이번 광고의 성공은 금융업계의 마케팅 트렌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권위적이고 신뢰성만을 강조하던 금융 광고에서 벗어나, 친근함과 재미를 통해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K-컬처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한국적 정서를 활용한 마케팅이 새로운 차별화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쉽고 직관적인 메시지와 카피로 전달하고자 했다"며 "삼성증권이 지향하는 '성공 투자 파트너'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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