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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주총 미리보기] 삼성전자, 실적호전 훈풍 속 지속성장 솔루션 요구할 듯

투자·주주환원·거버넌스 3대 로드맵 이슈 … 이재용 회장 사내이사 복귀는 불발

안재후 CP

2026-03-12 14:43:19

[2026 주총 미리보기] 삼성전자, 실적호전 훈풍 속 지속성장 솔루션 요구할 듯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반도체 사업이 반등궤도에 오른 후 첫 주주총회를 맞는 삼성전자. 오는 18일 열리는 주총장 분위기는 지난해 ‘5만 전자’로 질타를 받았던 것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제표 승인부터 사내·외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다양한 안건 속에서 주주들은 AI·파운드리 초격차 투자와 주주환원·지배구조 개선을 동시에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급 실적으로 주총 분위기 일변
삼성전자가 기록한 2025년 4분기 실적은 가히 '경이롭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연결기준 매출 93조 8000억 원, 영업이익 20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8.17% 증가하며 분기 최대 수치를 갈아치웠다. 2025년 기준으로는 매출 333조 6000억원, 영업이익 43조 6000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10.9%, 33.2%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반도체 사업의 극적인 반전에서 비롯됐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주역을 담당했다. 2025년 연간 기준 DS부문은 매출 130조 1000억원, 영업이익 24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매출 111조 1000억 원, 영업이익 15조 1000억원 대비 각각 17.1%, 64.9%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설 이후인 2월부터 본격 양산해온 HBM4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제치고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고용량 DDR5 메모리도 가격 회복으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이 같은 경영성적표와 그에 따른 주가상승만 놓고 본다면 올해 주총 분위기는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리더십 회복 위한 인사 카드
이번 주총에서 가장 주목할 인사 변화는 김용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전략총괄의 신임 사내이사 선임이다. 반도체 적시 투자 강화의 신호탄인 이 인사는 내부적으로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는 "김용관 사장이 반도체 사업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을 축적해왔으며,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팹의 가동 준비와 테슬라 AI 칩 대규모 수주 등으로 삼성 반도체 정상화를 주도했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지난해 7월 테슬라와 체결한 22조 8000억 원 규모 파운드리 계약은 삼성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사건이었다.

사외이사 라인업도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화했다. 기존 사외이사인 김준성, 허은녕, 유명희 세 명은 재선임되고, 신규 사외이사로 이혁재가 추가된다. 이사회는 이들 선임 과정에서 100% 출석률을 기록했다. 여성, 글로벌 전문가 등 다양한 배경의 인물들이 포함되면서 ESG 경영과 국제 경쟁력 강화라는 이중 목표를 달성하려는 구도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또다시 불발됐다. 2019년 10월 이후 약 7년간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해온 이 회장은 올해도 사내이사로 복귀하지 않는다. 회사는 "실적 개선과 밸류업을 우선으로 집중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는 현 이사체계를 유지하면서 사업 성과에 집중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사업 경쟁력 강화 위한 투자 기조 유지
이번 주총에서 삼성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확인할 예정이다. 회사는 2024년부터 진행 중인 3개년 주주환원 정책(2024~2026년) 틀 내에서 중기 투자 전략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AI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기술에 역점을 두는 투자 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R&D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37조 7천억 원으로 책정하며 AI 시대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메모리 사업에서 축적한 HBM 기술과 파운드리 공정, 후공정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애리조나, 한국 평택·용인, 유럽 독일 등지에 펼쳐진 팹 네트워크는 이러한 장기 투자 계획의 구체적 증거다.

이러한 투자 기조는 이사 보수한도 인상에서도 드러난다. 전체 이사 보수 상한이 지난해 360억 원에서 올해 450억 원으로 늘어난다. 성과연동 보상(PSU) 도입과 관련된 보고도 있을 예정이다. 이는 임원진의 성과 중심 보상 체계 강화를 통해 반도체 회복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선 '투트랙' 전략
2025년 4분기 역대급 실적으로 주주환원도 역량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1조 3000억 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단행했다. 5년 만의 결산배당 재개 결정이었다. 회사는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분기당 약 2조 4500억원씩, 연간 9조 8000억원의 정규 현금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특별배당으로 2025년 연간 총 배당금은 11조 1000억원대에 이르게 됐다.

자사주 소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24년 11월 총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올 상반기 중 8700만 주(약 16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한다. 이는 보유 자사주의 82.5%에 해당하는 규모로, 나머지 17.5%는 임직원 주식 보상용으로 활용된다. 이는 당기순이익 대비 순배당 비중(배당성향)을 높이면서도 1주당 이익(EPS)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향후 특별배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규배당금이 기존 수준인 1472원을 유지할 경우,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감안하면 특별배당이 5000원대에서 8000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배구조 개선은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추진된다. 2025년 8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상법에 따르면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대규모 상장회사는 2026년 9월 10일부터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도록 의무화된다.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3월 18일 주총에서는 현 정관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안건이 의결될 예정이다. 이는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 영향력 확대를 허용하는 결정이다. 함께 올라오는 정관 변경안에는 이사 충실의무 조문 정비, 독립이사 명칭 변경,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상향 등이 포함됐다. 또한 전자주주총회 도입도 상정되는데, 이는 2027년 전자주총 의무화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주주 참여 채널을 다양화하겠다는 신호다.

주주들이 주목할 네 가지 쟁점
이번 주총은 여러 차원의 기대감과 우려가 뒤섞인 무대가 될 전망이다. 첫째는 '초격차 투자의 지속성'이다. AI·HBM·파운드리 투자 확대 규모와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 수익성과 장기 경쟁력 확보 사이의 균형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화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HBM 시장 점유율 회복 계획은 무엇인가", "파운드리 손실 축소 로드맵은" 등의 질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는 '지배구조와 경영 승계 전략'이다.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여성 및 글로벌 전문가 비중 확대 등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행동주의 펀드들도 개정 상법 시행에 맞춰 이사회 구성 규모와 다양성 개선을 추가로 요구할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의 미등기 임원 신분 유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경영 승계 로드맵이 명시될 예정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셋째는 '주주환원 규모의 기대감'이다. 역대급 실적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으로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모아진다. 주당순이익(EPS)과 총주주수익률(TSR) 목표 제시 여부도 따져볼 대목이다. 넷째는 '리스크 관리 능력'이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ESG 규제 강화, 인력난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온다.

기대와 실적의 간극을 좁혀야 할 때
이번 주주총회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리더십 회복과 기업 신뢰를 동시에 입증하는 기회의 무대다. 김용관 사장 선임 등 반도체 분야의 인사 변화는 회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뒷받침하는 신호다. 역대급 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환원·거버넌스의 균형 잡힌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반도체 시장의 초호황 사이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얼마나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AI 메모리 반도체의 대량 생산 체계 완성,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팹에서의 테슬라 AI 칩 양산 개시,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등이 중기 실적을 좌우할 변수들이다. 주주들은 6일 뒤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경영진의 명확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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