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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효성·일진·롯데칠성 임원 선임 반대 왜?

보수 과다, 주주 권익침해, 독립성 훼손 등 개정상법 취지 훼손 우려

안재후 CP

2026-03-19 10:28:19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국민연금은 개정상법 취지에 어긋나는 안건들에 원칙적으로 반대표를 행사하고 있다. 국민연금 손협 운영전략실장은 "올해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각 기관에서 정관 개정안을 굉장히 많이 내고 있는데 상법 개정 취지를 몰각하고 회피하는 시도가 많이 눈에 띈다"며 "여러 시도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시장과 소통하는 데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는 2025년 개정된 상법의 단계적 시행과 그 실질적 변화가 본격화되는 첫 주주총회다. 개정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독립이사 제도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강화 등 지배구조의 핵심 요소를 변경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3월 12일 제4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연금은 현재까지 반대 의견을 낸 35개 주주총회 안건 중 15건(42%)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임을 공개했다. 기금운용본부는 이사가 받는 보수 한도가 기업의 경영 성과에 비해 과하다고 판단되면 반대 입장을 전한다.

반대 의견 낸 35개 중 15건이 보수한도 안건
국민연금은 효성티앤씨를 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하고 3월 18일 주총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유철규·이재우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관련 안건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효성티앤씨는 2023년부터 이사 보수한도 적정성과 관련해 국민연금의 비공개대화 대상기업, 비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됐다. 국민연금기금은 실지급액 대비 사내이사 1인당 보수한도가 2배를 초과하는 경우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효성티앤씨의 경우 2023년 대상기업 선정 당시 약 17배였다.

국민연금은 조현준 효성 회장의 이사 선임 반대 이유를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으로 설명했다. 더불어 정관 변경 반대 이유에 대해 "정관에서 이사의 요건으로 '주주총회 개최일 당시 재임 이사의 3분의 1 이상의 추천을 받은 자' 등을 규정하는 것은 일반주주 측 이사 후보의 선출 가능성을 높여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고자 하는 개정 상법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진전기·롯데칠성음료도 인사 안건에서 반대
국민연금은 일진전기와 롯데칠성음료 임원 선임안에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일진전기의 경우 유상석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과 조웅기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했으며, 유상석 후보는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조웅기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중요한 지분·거래관계 등에 있는 회사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에 해당돼 반대한다"고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임준범 상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임준범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며 반대했고, 김희웅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회사와의 이해관계로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호텔신라 사외이사 후보 반대
국민연금은 LG디스플레이 박상희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에 대해 "회사와의 이해관계로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판단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박상희 후보는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2022년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장을 지냈다.

호텔신라의 경우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현웅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반대를 결정했다. 다만 김 후보는 지난 18일 분리선출 이사 수 확대를 위해 자진 사퇴했다.

정관 변경안에도 광범위한 반대
효성티앤씨에 대해서는 재임 이사 3분의 1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이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정관변경안에 대해 "개정 상법의 취지에 반한다"며 반대했다. 효성중공업에 대해서는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시킨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롯데칠성과 일진전기에 대해서는 "개정상법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주주가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개정상법 도입으로 강화되는 기관투자자 역할
이번 국민연금의 강력한 의결권 행사는 손협 운영전략실장이 상법 개정 이후 주가가 오른 것과 관련해 "절반은 상법 개정안이, 나머지 절반은 반도체 사이클이 상승을 이끌었다고 본다"며 "향후에도 상법 개정 효과가 지속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은 기관투자자가 수익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자율 규범이다. 국민연금은 단순히 주식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 경영을 감시함으로써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와 수익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한화오션·삼성카드·삼성이앤에이·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지에스리테일·롯데칠성·롯데정밀화학·유니드 등의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안건에 대해서도 무더기 반대표를 행사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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