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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초기업노조, 45일 만에 과반 지위 상실

DS·DX 부문 급여 격차에 1만 8천명 탈출...

안재후 CP

2026-06-05 12:44:53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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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 내 처음으로 과반 지위를 확보했던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불과 45일 만에 다시 그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조합원들이 임금교섭 타결 후 부문 간 벌어진 극심한 성과급 격차에 실망하면서 집단 이탈을 이어간 결과다. 4월 중순 7만 6000여 명까지 확대됐던 조합원 수는 지난 5일 현재 5만 8270명으로 급락했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12만 8881명의 절반인 6만 4440명에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메모리 부문과 나머지 부문의 '천지 차이'
초기업노조의 과반 지위 상실을 초래한 직접적 원인은 지난달 20일 체결된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의 성과급 구조다.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기록할 경우, 성과급 규모는 사업부마다 극명하게 달라진다.

반도체 메모리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특별경영성과급(자사주)과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쳐 1인당 평균 약 6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반면 비반도체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성과급은 약 600만원대의 자사주 수준에 머물렀다. 두 부문 간의 격차는 무려 100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DS 부문 내부에서도 불만은 심각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같은 비메모리 사업부는 적자 예상으로 인해 최대 1억 6000만원선의 성과급만 받을 수 있어, 메모리사업부와의 차이가 4배에 달했다. 같은 반도체 부문에 속하면서도 누구는 6억원을, 누구는 1억 6000만원을 받는 셈이었다.

일주일에 1만 명 이상이 노조를 떠나다
초기업노조 지도부의 합의안 비준이 이루어지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탈퇴 러시'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성과급 격차에 반발했던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집단 이탈이 시작된 것이다. 일주일 만에 1만 명 이상의 조합원이 노조를 떠났을 정도로 이탈 속도는 매우 빨랐다. 4월 중순에 자랑했던 과반 지위는 이렇게 무너졌다.

제2·3 노조로 쏟아지는 조합원들
조합원 이탈은 곧 제2·3 노조로의 집중 이동으로 이어졌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달 20일 1만 6000여 명에서 약 5000명이 증가해 2만 968명으로 성장했다. 더 눈에 띄는 변화는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에서 나타났다. 지난달에 2600명 수준에 불과하던 동행노조는 현재 2만 1000명대로 급증해 단기간 내 8배 이상 규모가 확대됐다.

초기업노조의 과반 지위 상실은 곧 조직의 법적 영향력 축소를 의미했다. 노동자 대표로 노사협의회를 주도하던 권한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더불어 내년 임금교섭에서 전삼노와 동행노조와 함께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초기업노조의 반격, 그리고 경쟁 노조의 확장
초기업노조는 조직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추진 중이다. 내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DS 부문과 DX 부문 집행부를 분리하는 '투트랙 교섭'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며, 17일에는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실시해 리더십을 새로이 할 계획이다.
한편 전삼노와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의 약화를 기회로 삼았다. 특히 DX 부문의 조합원 불만을 지렛대로 활용해 경영진과의 대표이사 면담을 요구하고 있으며, 신규 조합원 모집에 집중하면서 세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조 판도는 이제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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