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7.27(월)

최태원 회장, 현금 9440억 어떻게 마련할까

경영권 사수-자금조달 딜레마 … 지분매각 최소화 전략 갈 듯

안재후 CP

2026-07-27 11:04:27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혼 소송에서 9440억원의 현금 지급 판결을 받으면서, 세간에서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40년 가까이 축적한 경영권을 지키면서 거액의 재산분할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궁금해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판결, 그러나 2심보다는 축소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24일 파기환송심 판결을 통해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이 3분의 1, 최 회장이 3분의 2를 갖는 것으로 정했다.

재산 가치 산정의 기준은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이 끝난 2024년 4월 16일이었다. 당시 SK㈜ 주가는 16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2년여 만에 주가는 80만 6000원까지 오르는 급등장을 벤쳤지만, 상승분은 재산분할액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역설적으로 최태원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낮은 기준가로 산정된 덕분에 2심에서 제시한 1조 3808억원보다 최종 판결액이 훨씬 줄어든 것이다.

재판부가 SK㈜ 주식 자체를 나누는 대신 현금 정산을 명령한 점도 중요하다. 지주사 주식을 직접 넘겨주지 않아 그룹 지배구조에 즉각적인 파장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최태원 회장은 이제 막대한 현금을 수중에 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미지급액에는 연 5%의 지연이자가 붙는다.

주가 상승이 가져온 '역설적 기회'
SK㈜ 주가가 급등한 것은 최태원 회장의 현금 조달 여력을 극적으로 키웠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SK㈜ 지분 17.9%(1297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지분의 시가총액은 약 8조 2000억원에 달한다. AI 산업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영향으로 그룹의 자산 가치가 급증한 덕분이다.

더욱이 최태원 회장은 이미 기존 보유 주식 약 273만주를 담보로 설정해 두고 있으며, 관련 대출은 44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오늘날의 높아진 주가 덕분에 담보대출비율(LTV)을 높일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현재의 담보 수준이라면 상당 부분 추가 담보대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금이 필요하다면 추가 담보대출을 늘리는 것이 첫 번째 선택지로 꼽히는 이유다.

부담스러운 '세금 문제'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 지급 결정이 세금 이슈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노소영 관장이 수령할 금액에 대해 증여세 논란이 제기될 수 있고, 최태원 회장이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할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도 발생한다. 특히 대규모 지분 매각 시 수십억 원대의 세금이 추가로 부담될 수 있어, 이 역시 자금 조달 계획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금 마련 우선순위, '지분 매각 최소화' 전략
최태원 회장이 취할 수 있는 자금 조달 방안은 다층적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순서를 제시한다.
첫째, 보유 현금과 담보대출의 극대화. 최태원 회장은 개인 차원의 보유 현금과 금융자산부터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족분은 SK㈜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 이 방법은 지배구조 변동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그룹 차원의 배당 정책 활용.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같은 핵심 계열사가 지주사인 SK㈜로 보내는 배당을 확대하고, 이를 최태원 회장의 개인 배당 수입으로 연결하는 시나리오다. 2025년 기준 최태원 회장의 최근 연간 배당금 규모는 약 1038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판결 직후 SK텔레콤 주가가 장중 5.33% 올랐지만 SK㈜가 6% 안팎 하락한 것도 배당 확대 기대와 지주사의 자금 부담 우려가 엇갈린 결과로 풀이된다.

셋째, 비상장 자산의 현금화.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지분 29.4%를 개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 매각을 추진 중이며, 현재 시장에서 전체 기업가치를 5조~6조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매각 거래가 성사될 경우 최태원 회장은 개인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을 통해 1조~1.5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열린다. 이는 재산분할금 마련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넷째, SK㈜ 지분의 직접 매각.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가장 피하고 싶은 방안이다. 지분을 팔면 즉각적으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로 주가를 압박할 수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지분율 축소가 장기적으로 경영권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방어의 '트라우마'
최태원 회장이 SK㈜ 지분 매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과거의 쓰라린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2003년 SK그룹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에 의해 극심한 경영권 위기를 경험했다. 소버린이 SK㈜ 지분 14.99%를 전격 매집하고 경영진 퇴진을 요구했던 사건이다. 당시는 결국 극복했지만, 그 사건은 SK 경영진에게 지분 관리의 중요성을 명확히 각인시켰다.

현재 최태원 회장의 우호 지분 구성을 보면 비교적 단단한 상태다.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약 26~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경영권을 수호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어선이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완벽한 보장은 아니다.

'자금 확보'와 '사업 성장' 사이의 긴장
다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방어 전략이 그룹 전체의 투자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최태원 회장의 대출 이자 상환과 현금 마련을 위해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의 배당 부담이 가중될 경우, 기업의 내부 유보금이 감소할 수 있다. 특히 현재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창인 상황에서 이는 전략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매년 조 단위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해야 하는 가운데, 그룹의 자금 운용 기조가 현금 확보 위주로 쏠린다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최태원 회장은 SK스퀘어,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상장 계열사 지분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다층적인 자산 포트폴리오가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제공하는 셈이다.

결국 최태원 회장이 해야 할 선택은 단순하지 않다. 경영권을 지키면서도 그룹 전체의 성장 동력을 잃지 않는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6,630.00 ▼60.62
코스닥 760.43 ▲12.21
코스피200 1,047.44 ▼8.14

가상화폐 시세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4,930,000 ▼39,000
비트코인캐시 314,100 ▲700
이더리움 2,839,000 ▲7,000
이더리움클래식 10,220 ▼30
리플 1,608 ▼2
퀀텀 999 ▼3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4,968,000 ▼4,000
이더리움 2,839,000 ▲7,000
이더리움클래식 10,200 ▼20
메탈 321 0
리스크 116 ▼1
리플 1,608 ▼1
에이다 240 0
스팀 58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4,950,000 ▼40,000
비트코인캐시 314,600 ▲1,500
이더리움 2,838,000 ▲6,000
이더리움클래식 10,210 ▼30
리플 1,610 ▲1
퀀텀 1,000 ▲14
이오타 5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