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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손보협회장 하마평 벌써부터 ‘무성’

화보-여신협회 민간수장 낙점 여파 대형 보험사 출신 거론

성기환 CP

2026-06-15 08:47:18

김성한 전 iM라이프 사장·최영무 전 삼성화재 대표·조용일 전 현대해상 대표. [사진=각사]

김성한 전 iM라이프 사장·최영무 전 삼성화재 대표·조용일 전 현대해상 대표.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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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생명·손해보험협회장 인선이 보험업계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안착, 상생금융 압박, 디지털 전환이라는 복합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보험업 본질'을 꿰뚫고 있는 민간 출신 수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여신금융협회장과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자리에 민간 금융사 CEO 출신이 잇달아 낙점되면서, 이 같은 기류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오는 12월 D-데이…생·손보협회장 하마평 벌써부터 무성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연말 생명·손해보험협회장 인선을 앞두고 민간 보험사 출신 후보들의 이름이 벌써부터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위원회 출신인 이병래 손보협회장 임기는 오는 12월 22일까지이며,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철주 생보협회장 역시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두 자리의 후임 인선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협회장 후보군에서는 김성한 전 iM라이프 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1961년생인 김 전 사장은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대구지역본부장, 변액자산운용담당 상무, 경영기획담당 전무, 정책지원 홍보담당 전무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며 30년 넘게 보험업계에 몸담은 정통 보험맨이다.

이후 2020년 iM라이프(당시 DGB생명) 대표에 오른 뒤 체질 개선을 통해 강소 보험사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장 경험과 경영 실적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는 점에서 적임자로 거론된다.

손보협회장 후보군에서는 업계 대형사 수장 출신들의 각축전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우선 최영무 전 삼성화재 사장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삼성화재 공채 출신으로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공채 신화'의 주인공으로, 손보업계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을 거쳐 현재 삼성화재 비상근고문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해상을 오랫동안 이끈 조용일 전 현대해상 부회장도 유력한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1958년생이라 다소 고령이라는 점이 아쉽다”면서도, "현장 감각은 물론 리스크 관리 능력을 두루 갖춘 정통 '현대해상 맨'인 만큼, 손보업계 목소리를 대변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적잖다"고 전했다.

IFRS17·디지털 전환…보험업계가 '해결사형 수장'을 원하는 이유
그렇다면 왜 지금, 민간 출신인가. 보험업계가 직면한 과제의 전문성과 복잡성이 전례 없이 높아진 현실이 그 답으로 꼽힌다. IFRS17 도입 이후 가이드라인 정착 문제를 두고 보험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규제 당국과의 단순 소통을 넘어 업권 내부를 직접 중재할 수 있는 현장형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IFRS17이 국내 보험업계에 본격 적용된 첫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손보사 전체 당기 순이익은 13조3천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5.5% 급증했다. 생보사 순이익은 5조952억원(+37.6%), 손보사는 9조2천626억원(+50.9%)으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손보사 순이익이 생보사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굳어지며 업계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보사의 경우 IFRS17 도입 직전 연간 3조원 중후반대에 머물던 순이익이 시행 후 5조원 이상으로 올라섰는데,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이 높은 보장성 상품 중심의 영업 확대가 주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성장 뒤편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보사의 CSM 잔액은 2024년 말 기준 전년 대비 2.6% 증가에 그치며 성장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손보업계 사정도 녹록지 않다. 10개 손보사의 예실차(예정 가정과 실제 결과의 차이)는 2024년 상반기 479억원 흑자에서 2025년 상반기 –4천286억원 적자로 불과 1년 만에 급격히 악화됐고, 같은 기간 보험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4.4%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보험금 지급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익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생금융 압박과 디지털 전환까지 겹쳐 업계가 마주한 현실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며 "소통형 관료보다 업황의 돌파구를 직접 찾아낼 수 있는 해결사형 민간 수장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관치' 관행에서 '실력 검증'으로…인선 기준 무게중심 이동

이처럼 민간 전문가를 향한 업계의 기대가 높아진 배경에는 금융 유관기관 인사 관행 자체의 구조적 변화도 맞물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특정 인사를 밀어주는 구태가 사라지면서, 각 협회가 서류 심사와 면접 등 객관적 기준에 따라 CEO 시절의 성공 경험과 업계 이해도를 우선시하기 시작했다"며 "예전에 비해 공직자의 재취업 심사가 엄격해진 가운데, 과거 금융당국이나 기획재정부 출신에 무게가 실리던 관행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생보협회의 경우 교보생명 사장과 부회장을 역임한 이강환 전 회장, 삼성생명 대표를 역임한 이수창 전 회장과 교보생명∙KB생명 사장 출신의 신용길 전 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시장 체질 개선을 이끌었던 전례가 있다. 손보협회 역시 이석용·박종익·장남식 전 회장 등 현장형 민간 수장들이 규제 당국과의 균형 있는 파트너십을 보여준 바 있다.

금융권 협회장은 시기별 업황과 당면 과제에 따라 대정부 소통에 강한 관(官) 출신과 시장 변화에 기민한 민(民) 출신이 유연하게 교대하며 발전해 온 역사를 지닌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IFRS17 안착과 새로운 성장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현재 시점은 다시 민간 전문가의 역할이 부각되는 타이밍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생보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정부 부처(기관) 출신 공직자가 동일한 회사나 민간 협회에 반복적으로 재취업 하는 경우 취업심사가 대폭 강화됐다”면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업무 연관성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이러한 분위기도 민간 출신 협회장 등장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신·화보협회 '민간 수장' 연이어 탄생…연말 인선 향방 가늠자

이 같은 흐름은 이미 올 상반기 인선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오는 16일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으로, 민간 금융사 출신이 여신협회장을 맡는 것은 약 10년 만의 일이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KB국민카드 대표이사와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한 이 후보자는, 이번 선임 과정에서 관료 출신 후보가 숏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채 선출됐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한국화재보험협회에서도 같은 기류가 이어졌다.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가 차기 이사장 최종 후보로 낙점됐는데, 금감원 출신 후보와 업계 사장 출신 후보가 맞붙은 최종 면접에서 민간 CEO 출신이 수장에 오르면서, 화보협회가 손해보험권 경험과 위험관리 역량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2021년부터 3년간 KB손해보험 대표를 역임한 '재무통'인 김 전 대표의 선임은, 관료 중심 인선 관행이 실질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화보협회는 지난 9일 사원총회를 개최하고,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단독 추천한 김기환 전 대표를 제19대 이사장으로 선임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이에 김기환 차기 이사장은 오는 22일 취임식과 함께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는 11월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누가 오는지가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만약 금융관료나 정치권이 아닌 은행권 출신에서 나온다면 생∙손보협회장 역시 업계 출신이 된다고 봐도 무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분수령 된 연말 인선…'순환 주기'가 가리키는 방향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연말 생·손보협회장 인선이 단순한 수장 교체를 넘어, 금융 유관기관 인사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관료 출신 수장의 역할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관료 출신 협회장들은 대형 제도 개편이나 정부 정책 조율 과정에서 강점을 발휘해 왔고, 당국과의 소통 채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해 온 것도 사실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생∙손보회장은 금융당국과 국회를 대상으로 규제∙입법 대응과 대관업무 비중이 큰 만큼 여전히 관료 출신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아무래도 민간 출신 협회장은 금융당국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 회원사들은 관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IFRS17 안착, K-ICS(지급여력제도) 정착, 디지털 전환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동시에 맞물린 지금 시점에서는 제도적 이해를 넘어 업황의 실질적 변화를 직접 읽어낼 수 있는 현장 경험이 더 큰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화보·여신협회에서 잇달아 나타난 민간 전문가 선호 현상은 금융권 협회장 인사의 패러다임이 실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연말 생·손보협회장 인선이야말로 완연한 '업계 출신 전성시대'의 귀환을 증명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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