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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폐지... 홈플러스 '사실상 파산' 선고 받아

1만2천명 실직, 150곳 중소기업 채무... 역사상 최악의 도미노 사태

이상호 CP

2026-07-03 13:46:19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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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이상호 CP] 서울회생법원이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전날 금융감독원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사상 초유의 ‘직무정지’ 중징계를 내린 데 이어, 법원마저 회생 폐지를 결정하면서 한때 대형마트 업계 2위를 자랑하던 거대 유통사는 결국 파산과 청산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법원이 내린 판결의 핵심은 간단하다.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책임 공방을 벌인 끝에 법원이 요구한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만 2000명이 넘는 직원과 150곳의 중소 납품업체가 광범위한 연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깊어진 자금난
홈플러스가 걸어온 지난 1년 4개월은 '희망에서 절망으로의 변환'이었다. 2025년 3월 신청 당시만 해도 전국 130여 개 점포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재편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강력한 자본력을 지닌 MBK파트너스가 뒤를 바치고 있다는 점도 우군으로 꼽혔다.

올해 들어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나 회생 기한이 연장되었지만, 법원의 조건은 갈수록 강경해졌다. 홈플러스는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오프라인 알짜 자산인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을 NS홈쇼핑에 약 2000억원을 받고 매각하는 초강수까지 둔 바 있다.

그러나 이 매각 대금은 유입되자마자 기존 채무 상환과 당장의 운영 자금으로 순식간에 흩어졌다. 결국 법원이 요구한 '회생계획 성공을 위한 추가 운영 자금 2000억원'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법원의 최후통첩 시한이었던 6월 말을 넘기면서 회생절차 폐지라는 파국을 맞았다.

MBK와 메리츠의 핑퐁 게임… 1000억원에 막힌 생명줄
회생 무산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추가 자금 2000억원을 둘러싼 대주주와 금융주관사 간의 기싸움이었다. 법원이 요구한 자금은 메리츠금융그룹의 긴급운영자금(DIP) 1000억원과 MBK파트너스가 마련해야 할 1000억원으로 나뉘어 있었다.

메리츠금융은 1000억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면서도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개인 연대보증이 있어야 대출을 실행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이미 수천억 원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고 김 회장의 개인 증여까지 보탰다"며 추가적인 보증 요구를 거부했다. 양측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홈플러스의 산소호흡기는 떼어졌다.

법원은 "지난 3월 기한 연장 당시와 비교했을 때 임금 체불과 운영 적자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자금 조달마저 실패했다"며 관계인집회의 심리의결조차 거치지 않고 절차를 끝내버렸다.

14일 내 즉시항고 가능하지만… 사실상 ‘7월 파산’ 확정적
기술적으로 홈플러스는 14일 이내에 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법원 역시 "기한 내에 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오면 정당한 이유를 인정해 관계인집회 기일을 다시 잡을 수 있다"며 실낱같은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시장의 시각은 냉정하다. 지난 수개월간의 유예기간 동안에도 풀지 못한 2000억원의 자금줄을 단 2주 만에 새로 뚫어올 제3의 투자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실상 항고 없이 7월 중 별도의 파산 신청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1만 2000명 실직·중소기업 연쇄 부도… 4000억대 투자자 손실 파장
파산이 현실화되면서 민생 경제에 미칠 타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홈플러스 직원 1만 2000명과 간접 고용 인원 1000여 명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는다. 이미 이들은 6월 임금을 받지 못한 상태이며, 파산 시 체불 임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납품 중소기업 150곳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이들이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은 총 1160억원으로 업체당 평균 7억 7400만원에 달한다. 상거래 채권은 파산 시 후순위로 밀리는데, 현재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2월 말 기준 단 104억원에 불과하다. 이 자산을 나눠 갖는다 해도 중소기업들이 건질 수 있는 돈은 원금의 10% 미만이다.

여기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홈플러스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피해액도 4019억원에 달한다. 이들 역시 후순위 채권자여서 배당률이 2.6% 안팎에 그쳐 사실상 투자 원금 전액을 날리게 됐다.

사모펀드 잔혹사의 단면… 메리츠는 담보권 실행 준비
파산 절차가 본격화되면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의 62개 자가 점포를 신탁 담보로 잡고 있는 만큼,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과 별개로 점포 매각 등 독자적인 담보권 실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전날 금감원이 MBK파트너스에 내린 ‘불건전 영업행위’ 중징계와 맞물려 사모펀드가 무리하게 기업을 인수(LBO)한 뒤 자산을 짜내 고혈을 쥐어짜는 방식이 어떤 파국을 맞이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글로벌 이커머스 충격 속에서 무리한 침묵과 책임 회피가 불러온 대형 유통사의 몰락은 한국 경제에 깊은 상흔을 남기게 됐다”고 평가했다.

[글로벌에픽 이상호 CP / sangho@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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