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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장기집권’ 막는다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발표 초읽기 … 3연임 원천 차단 가닥

이상호 CP

2026-07-20 16:10:49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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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이상호 CP]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발언 이후 반년만에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이 발표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회장 장기집권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이 오는 22일 공식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같은 날 8대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다.

금융지주 회장 3연임 제한 방안이 담겨 질 것으로 보이는 이번 개선방안은 당초 '법제화' 방안을 염두에 뒀으나 '절차적 강화'라는 우회 방식을 택하는 것으로 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현재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KB금융 양종희 회장을 비롯한 현직 회장들의 운명도 불확실해지고 있다.

대통령 "부패한 이너서클" 비판에서 발표까지 7개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금융당국 업무보고에서 던진 발언은 금융권을 흔들었다. "은행장 했다가 회장 했다가 10년~20년 해먹고, 부패한 이너서클이 소수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한다"는 지적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었다.

그 발언이 정책으로 구체화되는 데 정확히 7개월이 걸렸다. 금융당국의 진행 과정을 보면 '결정의 어려움'이 명확하다. 당초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회장 임기를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상호금융권처럼 '4년 단임' 또는 '1회 연임만 허용'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위헌 우려'와 '민간기업 자율성'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법제화 대신 ‘절차적 강화’로 우회
금융당국이 내릴 결정의 방향은 '절차적 강화'로 보인다. 즉, 회장 연임 안건을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대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재의 보통 의결(과반 찬성)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라는 높은 허들로 상향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의미를 해석하면 이렇다. 임기 자체는 제한하지 않지만, 3연임을 위해서는 주주 대다수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구조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법적 규제보다는 시장 메커니즘에 맡기되, 절차적으로는 충분히 강화한 형태"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이를 "실질적 제한 없는 겉핥기 규제"라고 지적한다.

더 구체적으로, 금융위는 "CEO의 이사회 참호 구축 원천 차단, 연임절차 개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역할 강화, 성과보수 운영 합리성 제도" 등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직접적 임기 제한보다는 '견제와 균형' 시스템에 무게를 두는 접근이다.

상호금융권과 '완전히 다른 기준'... 공정성 논쟁은 계속
흥미롭게도 한국의 금융권에는 이미 이중 기준이 존재한다.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회장 4년 단임이 법으로 명시되어 있다. 신협과 산림조합은 최대 8년, 1회 연임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같은 대형 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이 허용된 배경에는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를 "민간 회사로서의 자율성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대통령의 비판과 금융당국의 개편 움직임은 특수성을 감안한 추가 규제가 정당이라는 입장이다.

현직 회장들의 '변곡점'... 올해 연임 성공도 변수
오는 22일 발표 내용이 확정되면, 현직 금융지주 회장들의 운명이 달라진다. BNK금융지주의 빈대인 회장, 신한금융의 진옥동 회장, 우리금융의 임종룡 회장은 모두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현재의 규칙대로라면 3년 뒤 3연임 도전이 가능했다. 그런데 발표되는 개편안이 적용되면 그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특별결의 방식이 채택되면, 주주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3연임이 가능하다. KB금융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상당하므로, 이 수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정부의 의도와 달리 금융업 경영의 예측 불가능성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장 민감한 대상은 현재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KB금융의 양종희 회장이다. 양 회장은 2023년 11월 취임해 첫 임기를 수행하고 있고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자 숏리스트에 올라 있다.

양 회장의 업적을 보면 경영 실적은 탄탄하다. KB금융의 주가는 취임 당시 수준에서 상당히 상승했고,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리딩금융 타이틀을 유지했다. 하지만 발표되는 규제 방향에 따라 그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절차적 강화 방식이 채택되더라도 주주 동의라는 변수가 생기는 것이다.

국회 문턱까지는 또 다른 싸움
발표되는 개편안도 최종 시행까지는 국회 통과라는 문턱이 남아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하는 것은 정책 방향과 개선 권고사항이지,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입법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강경 개혁론자들은 절차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할 것이고, 금융권 우호론자들은 민간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반발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양 회장의 연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정치적 변수도 포함된 매우 복잡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발언으로 촉발된 금융지주 개혁은 이제 '최종 설계도'가 공개되는 단계에 도달했다. 그 설계도가 강한 규제 방식인지, 절차 강화 방식인지에 따라 한국 금융업의 지배구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이상호 CP / sangho@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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