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8.03(월)

예별손보 1조 지원 폭탄에 꼬여버린 롯데손보 M&A

예보료 인상 가능성에 곳간 걱정하는 손보…‘산은 뒷배’ 생보와 대조

성기환 CP

2026-08-03 09:29:43

KDIC 예금보험공사. [사진=연합뉴스]

KDIC 예금보험공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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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예금보험 제도 변화로 보험업계 인수합병(M&A)시장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부실 금융회사 정리를 위한 가교보험사 지원에 막대한 공적 기금이 투입되면서 손보사들이 추가 예보료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거론되며, M&A 시장 최대어 중 하나인 롯데손해보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임계점에 달하는 양상이다.

예보 재도 개편, 요율조정 놓고 우려 목소리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추진하는 예보제도 개편 및 요율 조정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예보는 MG손해보험 부실 정리를 위해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을 출범시켰으며, OK금융그룹과의 매각 협상 과정에서 당초 8천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던 지원 규모는 최대 1조2천억원까지 늘어났다가, 최종적으로는 이보다 다소 낮은 1조1천400억원 안팎에서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OK금융그룹이 향후 3년간 총 4천억원을 추가로 증자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되면서, 부실 정리에 투입되는 총 자금 규모는 계속 늘어나는 형국이다.

이처럼 대규모 지원이 불가피했던 배경에는 지급여력비율(K-ICS)이 올해 1분기 기준 마이너스(-) 13%대까지 떨어진 예별손보의 취약한 재무구조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자금 투입이 예보기금의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금융권 추산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예보의 손해보험 계정 적립액은 1조3천901억원인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단 한 차례의 가교보험사 지원만으로 계정 곳간이 크게 비면서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해졌다는 우려가 손보업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재정 공백은 제도 개편과 예보료 인상 논의로 번지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예보제도 개편 과정에서 기존 산출 모형인 '목표 적립률' 공식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고갈된 기금을 채우기 위해 법정 요율이 높게 도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다만 당국과 예보는 급격한 요율 인상이 시장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적정 수준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되나, 손보사들은 좀처럼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예별손보 정리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본질적인 딜레마가 지적된다. 예별손보가 OK금융그룹에 인수되지 않고 청산되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상위 손보사 5개사로 계약이 강제 이전되는 시나리오를 밟더라도, 부실 정리를 위해 예보기금에서 대규모 지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

즉, OK금융그룹의 인수를 통해 상위사들이 계약을 직접 나눠 맡는 물리적 혼란은 피했으나, 가교보험사 운영에 소요된 막대한 지원금으로 인해 손보기금이 고갈되는 결과는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기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전체 손보사들이 예보료 인상을 통해 뒷수습 비용을 공통으로 분담해야 하는 구조적 부담은 온전히 남게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강화된 지급여력(K-ICS) 비율 규제 속에서 자본확충을 지속해야 하는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제도 개편 움직임이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신한지주 딜 무산…공개매각 선회한 롯데손보 갈림길

손보 M&A 시장의 주요 변수인 롯데손보를 둘러싼 상황 역시 면밀히 살펴볼 대목이다. 3일 보험업계 및 IB업계에 따르면 유력 원매자였던 신한금융지주와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이달 말 공개매각 절차를 통해 새 주인을 물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전언이다.

신한금융지주와의 협상 결렬 배경에는 기업가치(EV)를 둘러싼 시각 차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금융지주가 자기자본비율 관리 차원에서 M&A 지출 여력을 1조원 이내로 제한하려 한 점이 매도 측과의 눈높이 차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JKL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를 기존 JP모건에서 삼정KPMG로 교체하며 공개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에 공을 들여온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JKL파트너스와 원매자 간 희망 가격 차이가 여전히 걸림돌로 꼽히면서, 이번 공개매각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매각에 대해 "대주주 측과 잠재 원매자 간 눈높이 차이가 여전해 원활한 절차 진행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롯데손보의 미래 성장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이 지난해 말 기준 2조4천749억원에 달한다는 점은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지만, 이 같은 자산가치 평가를 둘러싼 이견이 협상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롯데손보는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요구에 따라 '조건부 승인'된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향후 시장 상황이나 자본확충 여건에 따라 해당 계획을 적정하게 이행하지 못해 불승인되거나, 후속 조치인 경영개선명령으로 이어질 경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만약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에는 주식 소각, 대주주 감자, 계약 이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절차가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이 상황을 방어해야 할 예보 손보계정의 재정이 이미 예별손보 지원으로 소진되어 있어, 시장 충격을 흡수할 공적 안전판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이달 말 진행될 공개매각마저 흥행에 실패하거나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 롯데손보를 둘러싼 리스크는 손보업권 전반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예보기금 부족 등을 고려하면 당국이 부실금융기관 지정이라는 강수보다는, 손해보험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는 대형 금융지주로의 인수합병을 유도하는 쪽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산은' 뒷배 업은 생보 빅딜과 대조…대비되는 자본확충 행보

반면 생명보험업권의 상황은 이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자리한 KDB생명은 앞서 지난해 말 산업은행으로부터 5천1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산업은행이 약 5천40억원 직접 투입)를 단행하며 건전성 지표와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KDB생명은 대규모 유상증자에 앞서 보통주 무상감자를 통해 결손금을 정리하고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으며, 이로써 산업은행의 누적 지원 자금은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책은행의 자본 수혈과 사전 자본확충을 거친 KDB생명 인수전에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생보 빅3를 비롯해 한국투자금융지주, 흥국생명 등 5개사가 예비입찰에 참여해 예상 밖의 흥행 구도를 형성했다. 5개사의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 7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탄탄한 사전 자본확충과 유력 원매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안정적인 절차를 밟는 생보사 매물과 달리, 손보업권에는 KDB생명을 뒷받침하는 산업은행과 같은 대규모 공적 안전판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손보업권 삼중고, 정책적 지원 여지는 제한적

결과적으로 손보업권은 예별손보 지원에 따른 예보료 인상 압박과 롯데손보 M&A를 둘러싼 부실금융기관 지정 불확실성, 여기에 IFRS17·K-ICS 도입에 따른 지속적 자본확충 부담까지 겹치는 삼중고를 안은 채 정책적 지원의 여지가 제한된 상황에서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동일한 보험업권이면서도 생보는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연착륙을 모색하는 반면, 손보는 부실 사태 여파로 이미 기금이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라며 "향후 예금보험제도 개편 과정에서 손보사들이 생보업권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예보료 요율을 떠안게 될지 모른다는 업계의 불안감과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별손보 지원 확정과 롯데손보 공개매각 결과가 잇따라 발표될 이달 말을 기점으로, 손보업권을 둘러싼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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