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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시민기자단] 비건과 다이어트

장설진 객원CP

2023-02-28 08:35:00

[글로벌에픽 장설진 객원기자]
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

비건을 처음 접한 건 다이어트를 위해서였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어김없이 정체기가 찾아온다.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체중계의 숫자를 보면서 실망하고 포기해버릴까 매일 수십 번씩 고민하는 시간. 답답한 마음에 온갖 다이어트 비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양껏 먹으며 하는 다이어트라는 말에 눈이 번뜩 뜨였다. 심지어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좋다고 하니 이보다 완벽한 다이어트가 어디 있겠는가! 적은 양의 다이어트 식단에 지쳐 있던 터라 고기를 못 먹는다는 것은 전혀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가입한 곳이 비건 관련 인터넷 카페.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철저하고 완전한 채식주의자. 그래, 어차피 오래 할 생각도 없었고, 이 지긋지긋한 다이어트 정체기가 끝나는 동안만 하려고 했으니 시작은 어렵지 않았다. 공동구매를 통해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과일과 채소들, 굽지 않고 생으로 먹는 견과류들, 생으로 씹어 먹기 편하다는 쌀도 구입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노하우를 알아보기 위해 관련 후기를 찾아보다 깨달았다. 단순히 다이어트를 위해 비건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와는 다른 더 간절한 경우들이 있었다. 잦은 병치레나 큰 병 때문에 시작한 경우, 파괴되어 가는 환경을 걱정하며 나 자신부터 변화하기 위해 시작한 경우 등등. 다양한 사연과 후기들을 읽다 보니, 비건이 새로운 다이어트 비법이라 신나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동시에 내가 얼마나 무지한 환경파괴자였는지도….
[환경부×시민기자단] 비건과 다이어트
육식을 끊고 채식을 한다고 하니, 대개 사람들은 다이어트와 비건이 상호보완관계인 양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어이트를 위한 비건’에 방점이 찍히는 건 당연히 전자다. 둘 사이 욕망의 벡터가 어느 쪽이 더 크겠는가. 이 경우가 그 단적인 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다이어트 방법만 수백만 개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국내 다이어트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버터와 치즈, 삼겹살 등 고지방 식품의 품귀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초 마이너스 19%로 역성장을 면치 못했던 버터의 매출은 41% 매출이 증가하고 치즈와 삼겹살도 10% 이상 증가했다. 또 닭 가슴살은 다이어트와 몸만들기의 정석이 된지 오래다. 단백질 가루, 다이어트 약 등등 이와 관련된 수많은 상품들만 봐도 다이어트에 대한 욕망이, 축산 산업을 더 키운 셈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4 이상이 육류 소비와 관련되어 있다. 온실가스 배출원을 비교할 때, 단일 배출원 중 가장 큰 규모가 축산업이다. 전체 14.5%로서 비행기, 기차, 선박 등 모든 교통수단을 합한 양에 필적한다. 이렇게 축산 산업으로 인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나니 단순히 다이어트의 목적이었다면 한 달도 못 갔을 의지가 평소보다 길어져 한 해를 넘어갔다.

그동안 해오던 다이어트 방식이었다면 찾아왔을 어지럼증과 탈모, 무기력한 증상들 없이 빠른 기간에 살이 빠졌고 피부 결이 좋아졌으며 비염 증세까지 나아지는 기적을 경험했다. 물론 뜨끈한 국물과 자극적인 맛없이 생쌀을 씹고 모든 과일을 껍질째 먹기 위해 무농약의 채식을 구입하느라 많은 지출을 해야 하는 데다 식사 약속을 잡기 힘들다는 단점들이 있었지만 비건을 통해 얻은 것을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라 여겼다.

‘이것을 계기로 나는 비건이 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들이 거듭되고, 박약한 의지가 더해져 현실적으로 완전한 비건은 어렵다는 이유로 지금은 ‘비건 지향’으로 살아가고 있다. ‘비건 지향’이란 완벽한 채식주의자는 아니더라도, 그 삶의 방향에 동의한다는 것으로 큰 부담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정해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비건 지향’은 탈육식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넓은 의미로 환경을 위하는 모든 행위로 이어지는 길이라 생각한다.

완벽함이란 부담을 내려놓고, 가볍게 실천할 수 있도록 선택한 나만의 비건 지향 라이프를 조심스럽게 공개하자면,

1. 매일 마시던 우유 끊기, 라테 대신 두유 섞은 소이라테 마시기
2. 맥주엔 치킨, 치킨은 언제나 옳다던 믿음 버리기
3. 동물복지 인증 마크가 붙은 계란 먹기
4. 분기별로 채식하는 기간 가지기, 하루 한 끼 채식하기
5. 장바구니 사용하기
6. 되도록 물건 쟁여두지 않고 다 사용 후 구입해 소비 줄이기

개인의 소소한 실천뿐이지만 이마저도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럼에도 이제는 자책하지 않고 지속하려는 의지 또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올해 10월 14일 발표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비거니즘의 부상’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비건은 250만에 달하고 그중 49%는 나와 같은 비건 지향들이다.

편리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갑자기 삶을 바꿔 극단적인 비건을 시작하는 것은 금단 증상과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경험상 지속된 실패는 죄책감을 낳아 다시 시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니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거나 막연한 어려움이 느껴진다면 우선 ‘비건 지향’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완벽한 비건 한 명보다 불완전한 비건 지향인 100명이 더 가치 있다’는 말이 있다.
한 끼 비건, 하루 비건, 배달 음식 제한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등등 그 무엇도 괜찮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나와 지구를 깨끗하고 건강하게 하리라 믿는다.
[환경부×시민기자단] 비건과 다이어트


장설진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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