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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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지난해부터 40% 가까이 전기요금을 올렸는데도 한국전력의 총부채가 2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재무 위기 상황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가 전기요금 인상을 용인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겼다.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다.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전기요금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2021년 이후에만 47조원이 넘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본 것이 한전 총부채 급증의 주된 요인이다.

정부도 전기요금의 일정 수준 인상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전의 부채 문제와 관련해 "가능하다면 전력요금 조정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 같은 언급에도 '가까운 시일 내 전기요금 추가 인상'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한전의 재무 상황이 채권(한전채) 발행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가면 위기가 맞다"며 "이런 상황에 대한 경각심 환기 차원에서 총리가 얘기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근 달러와 유가의 동반 강세가 이어지는 만큼 전기요금 인상 검토가 필요하다는 기류도 읽힌다.

정부는 한전이 오는 15일까지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보고하면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기요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차례에 걸쳐 40% 가까이 인상됐다.

이에 따라 한전의 수익 구조, 재무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여전히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선을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함에 따라 한전이 또다시 손해 보고 전기를 파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즉 전기를 팔수록 한전의 적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47조원대에 달하는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 차원에서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전기요금에 천연가스, 석탄 등 전기 생산의 원료가 되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전력 사용자인 국민들 사이에서는 '제값 내고 전기를 쓴다'는 인식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이런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승진 한국공학대 융합기술에너지대학원 명예교수는 "전기요금 인상의 원인이 국제 에너지가 상승에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며 "에너지 자원을 전량 수입해 쓰는 나라에서 전기를 흥청망청 쓸 수 있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전력 구입 단가가 판매 단가보다 높은 역마진 구조로 악화한 한전의 수익 구조를 더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비용이 발생하면 그때 요금으로 털고 가는 것이 맞다"며 "전기요금 인상 여부 대신 소상공인이나 저소득층 등을 어떻게 지원하고 갈 것인지가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 심의·결정 기구인 전기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강승진 한국공학대 교수는 "한전 적자는 세금으로 메우든, 미래 전기요금 추가 징수를 하든 두 가지 중 하나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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