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와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 등에 의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끌려간 사람의 수도 130명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질에는 민간인 여성은 물론 노인과 어린이까지 다수 포함됐다.
사태 발발후 사랑하는 이들과 연락이 끊겨 발을 구르던 사람 중 일부는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납치 영상에서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는 악몽 같은상황을 겪기도 했다.
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 나할 오즈 키부츠에 전 남편과 두 딸이 있었던 여성 마이얀 진은 인터넷에 올려진 동영상으로이들이 하마스에 붙들린 사실을 확인했다.
진은 "그저 내 딸들을 집으로, 가족들에게로보내달라"고 애원했다.
이스라엘 주민 모셰 오르 역시 현지 매체인 채널12 방송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로 공유된 사진에서 울부짖는 여자친구와 함께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형제의 모습을 봤다면서 분노를 토했다.
이 밖에도 거리에 널린 시신과 곳곳에 붉은색으로 그려진 하마스의 슬로건이 찍힌 사진과 동영상 등 당시 주민들이 목도했을 참상을 보여주는 수많은자료가 소셜미디어를 메우고 있다.
흐릿하게 처리된 한 영상은 어린아이가 포함된 이스라엘인 일가족을 인질로 삼은 뒤 거실에 모아놓고 "당신들을죽이지 않겠다"며 서툰 영어로 소리치는 모습을 담았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나이가 지긋한 여성 노인을 골프카트에 태운 채 환호를 받으며 가자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이 잡힌 영상도 있었다.
이스라엘 주요 언론도 관련 자료로 도배된 모양새다.
채널12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지역 주민들의 신고전화 녹음본을 그대로방송했다.
인질로 삼을 민간인을 찾으려는 무장대원들이 집집을 뒤지며 다가오는 가운데 전화를 건 한 신고자는 "그들이 내는 소리가 들린다. 그들은 창문으로 침입하고 있고 우릴 도울 사람은누구도 없다"고 말했다.
두 살 아이와 함께 안전실에 숨은 채 무장대원과 대치하던 한 여성은 "제발 도움을 보내달라"고 애원했다. 친척에게 전화를 건 또 다른 주민은 살아남을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널 사랑한다. 널 사랑해"라며 되뇌었다.
하마스의 공격 이후 실종된 독일 여성 샤니 룩(22)으로 추정되는 나체의 여성을 짐칸에 실은 하마스트럭이 가자지구를 행진하는 충격적 모습이 담긴 영상도 나왔다.
주변에 모여든 하마스 관계자들과 일부 주민은 축제라도 열린 양 환호성을 울렸다. 어린 소녀에게자동소총을 들려 목말을 태우는 모습을 보인 이들도 있었다.

하마스에 붙들린 민간인의 모습이 담긴 소셜미디어 영상(사진=연합)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에런 데이비드 밀러 선임연구원은 "잔인한 현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보복 행위, 특히 대대적 지상군 공격에 대한 보험과 팔레스타인인 죄수 교환을 위한 수단으로 인질을 잡았다는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비록 즉각적인 보복을 억제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민간인을 겨냥한 하마스의 공격과, 이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확산한 상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적대감을 더욱깊게 해 장기적으로는 평화 공존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연합=자료)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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