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전체소득에서 이자 세금을 뺀 금액)은 평균 383만1천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8% 감소했다. 고금리로 여윳돈이 줄어든 탓이다.
주머니 사정은 나빠졌지만 먹거리 물가의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적인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외식의 2분기 물가 상승률은 각각 7.6%, 7.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3.2%)의 두배를 넘었다.
또 라면(12.9%), 발효유(12.6%), 두유(11.6%), 커피(11.5%), 빵(11.4%), 스낵 과자(10.7%), 생수(10.1%) 등은 10% 선을 웃돌았다. 우유와 아이스크림도 각각 9.0%, 8.6%로 높은 편이었다.
가공식품 73개 세부 품목 중 70개는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다. 처분가능소득이 2.8% 줄었을 때 가공식품 세부 품목의 95.9%는 물가가 오른 것이다.
외식도 세부 품목 39개 모두 물가가 올랐다.
햄버거 물가는 12.3%, 피자도 11.9% 상승했다. 김밥(9.6%), 삼계탕(9.3%), 라면(외식)(9.2%), 돈가스(9.0%), 떡볶이(8.7%), 소주(외식)(8.3%), 구내식당 식사비(8.2%), 자장면(7.9%), 맥주(외식)(7.6%), 칼국수(7.2%), 냉면(7.1%) 등도 높은 편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7천69원으로 처음 7천원 선을 돌파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선을 넘긴 가운데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앞으로 살림살이는 더 빠듯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 원료·물류비 부담 가중돼 먹거리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20일 식품업계 대표 및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일부 원료 가격 상승에 편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물가 안정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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