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는 29일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65개 공사 현장 모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감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전날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포스코이앤씨와 같은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해 발생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특히 "앞서 세 차례 중대재해가 발생해 집중 감독을 받았음에도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은 본사 및 최고경영자의 안전관리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일벌백계의 관점에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엄정히 수사하고, 현장 불시감독과 본사 감독을 통해 사고가 반복되는 구조적이고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는 올해 포스코이앤씨 시공현장에서 발생한 네 번째 사망사고다. 1월에는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추락사고가, 4월에는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에서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에서 추락사고가 각각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안전사고는 최근 2년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왔다. 2023년에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크레인 붕괴로 6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으며, 같은 해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현장에서도 각각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2024년에도 수원과 화성 등 여러 현장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이어졌다.
특히 2023년 부산 에코델타시티 크레인 붕괴 사고는 포스코이앤씨의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사고로 회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되었고, 대대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개편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부는 비슷한 천공기를 사용하는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 전체에 대해 사업주 작업 중지와 철저한 자체 점검을 요구하고, 미흡 요인 개선 결과를 보고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공사 일정과 비용 절감에만 치중하면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청업체에 대한 안전관리 감독 부실과 현장 안전교육 형식화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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