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월)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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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재개됐지만 예상보다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며 업계에선 '유커 특수'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6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동기 대비 793.8% 늘어난 26만4천여명으로 집계됐다. 방한 관광객 1위를 차지했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고작 4천여명 늘어나는 데 그친 수준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달의 48.8% 수준에 그치는 데다, 두 번째로 한국을 많이 찾은 일본인 관광객(25만여명)보다 1만4천여명 더 많았다.

9월 방한 외국인 규모가 2019년 같은 달의 75.2% 수준을 회복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는 더디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인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년 전 37.1%에서 24.0%로 13.1%p 줄었다.

업계에선 중국 본토 경기가 좋지 않고 한중 항공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전담여행사 관계자는 "9월에는 8일간의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가 끼어있어 더 많은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랐다"며 "이 때문에 과거 유커 특수를 누리던 면세업계와 화장품업계는 기대와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 유형이 단체 여행객에서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중심의 개별 여행객으로 바뀐 점도 유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관광지 중심의 여행을 즐기기보다 테마와 체험 중심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 개별 여행객들은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을 찾기보다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유명한 맛집이나 인기 장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면세나 화장품 업계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방문객은 63만8천여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으나 이들을 상대로 한 매출은 1조805억원으로 증가 폭이 더뎠다.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방문객이 31만5천여명 수준이던 지난 3월 1조257억여원을 기록했다가 이후 매달 방문객 수 증가에도 오히려 8천억원에서 9천억원대를 오가는 데 그쳤다.

면세점 업계가 송객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다이궁(보따리상)들과의 거래액은 감소했지만, 이를 메워줄 유커 특수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장품 업계도 3분기에 실적 개선(턴어라운드)에 성공하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영업이익이 1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2% 줄었고 LG생활건강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천285억원으로 32.4%나 감소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기회에 싼커의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 등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미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유커 유입과 중소·소상공인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체험 중심 수요에 적합한 방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특정 지역에 집중된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다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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