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6(일)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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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대신 핵무기 감축을 목표로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센터 부국장보를 지낸 이용석 외교정책연구소(FPRI) 선임위원은 최근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동맹은 (대북) 정책 초점을 비핵화에서 군비 통제와 축소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선임위원은 미국과 한국 모두 북한과 전쟁을 원하지 않고 비핵화를 강제하기 위한 무력 사용은 선택지가 될 수 없기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규탄 성명, 추가 제재, 전략자산 전개 등 같은 방식으로 늘 대응해왔지만 효과가 없었다면서 "미국과 파트너들은 같은 대응을 반복, 또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어떤 대응을 예상하면 될지 북한이 정확히 아는데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입장에서 북한은 미국의 아시아 구상에 훼방을 놓고 미국의 주의를 끄는 전략적 용도가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 두 국가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선임위원은 정책 전환의 첫 단계로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를 정치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 일부를 해체하도록 설득하는 게 매우 어려울 것이지만 미국이 6자 회담 때 고집했던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으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보다는 더 현실적"이라면서 "한에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김씨 일가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기반을 해체하고 스스로 최고통치자를 살해(regicide)하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핵무기가 김씨 일가의 지난 70년 통치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업적이고, 미국의 공격을 막는 데 핵무기가 필요 없다고 하면 김씨 일가의 판단력에 의구심이 생기고 북한 주민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그간 겪은 희생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라는 게 이 선임위원이 주장하는 논리다.

이 선임위원은 미국이 "미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도움이 되는 한" 다른 나라가 핵무기를 개발해도 모르는 체하거나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핵무기를 개발했다가 포기한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선임위원은 "북한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은 인도이며,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이 남아공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무력을 사용해 이 목표를 달성하거나 지금까지 해온 대로 계속하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거나 아니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일부에 상한을 설정하고 핵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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