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월)
금보성, 여수 아트디오션 갤러리 초대전
예술이 어렵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하지만 예외의 작품이 있다.

대중의 눈높이에서 한눈에 알아보는 작품은 아마 교육에 의한 지식이나 상식 일 수 있다. 교육받지 않아도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금보성 작가의 한글 작품은 난이도가 없다.

한글은 난이도가 없을 만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도리어 한글이 그림이 될 수 있는지 의심하는 이도 있다. 예술은 어렵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선입견 때문이다. 한글은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을 만큼 알 수 있을까.

금보성의 한글 작품은 브랜드로서 역할을 한다. 작품에 싸인이 없어도 알 수 있는 코드화로 대중들에게 뿌리내렸다.

한글이 회화가 되기 위한 조건이 필요하듯 자음과 모음의 의미에 대해 명료한 의미를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대미술은 요란하지 않다. 간결과 조화로움이 필수요소인데 회화로 구현하기에 어려울 수 있다. 조화로움에 있어 색채는 형태가 된다.

색채는 공간을 만드는 부품처럼 형태가 되듯이 결국 그림이란 Painting을 말하는데, 이때 ING는 진행 중 또는 움직임이다. 활동하는 작업 중인 사람을 가리킨다. 작가는 공간을 끊임없이 채색하는 사람이다.
금보성의 한글은 단순보다 간결하다.

회화의 필수적인 이성적 요소인 형태를 희생시키지 않고 색채의 힘을 어떻게 방출할 것인가.

금보성, 여수 아트디오션 갤러리 초대전

색채와 형태의 정체성을 찾는 동시에 부과된 형식적인 과제와 오늘날 현대 미술 의미에 대해 철학적 고찰이 필요하다. 건조한 이론이나 관중에게 조형적 색채이론이나 지적인 개념미술을 보이기 위한 작업이 아니다.

극도로 단순한 미니멀이나 단색으로 처리할 수 있음에도 뿜어 나오는 감성과 이성, 이론과 실습, 감각적인 관조와 정신적인 침투, 높은 미술적 수준과 알기 쉬운 조형(造形)이 서로 얽혀 단순 한글의 자음과 모음만을 올려놓았다. 한글이 컨템포러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건축적 공간의 긴장감과 명확한 구도를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3차원 입체적 요소는 평면의 단순함을 시각적 즐거움을 더해준다.

금보성은 한글 속에서 채굴하는 광부처럼 한국인의 정신적 해학과 전통 민속놀이와 같은 문화에서 잠재한 신명을 캐내는 중이다. 한글은 현대에 정차하지 않고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읽어내는 타임머신 같다.

얼마 전 스페인 한글 워크숍과 몇 해 전 메트로폴리탄 기습공격 같은 게릴라식 전시를 통해 알린 한글과 테트라포트와 유일하게 비교되는 작가가 일본의 쿠사마 야요이였다. 예술적 한글의 미래는 금보성의 가치로 평가나 기준이 된다.

어린아이의 미술 수업에서 볼 수 있는 색종이 찢기를 차용한 한글 자모에서 드러내고자 또는 보여주고자 하는 문자의 속내는 세종대왕처럼 반포와 같은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이기에 상상을 통해 의식을 전염시키는 한글회화의 가치는 기대 이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보성 작가의 화폭에 올려진 자음과 모음은 수천에서 수억이다.

가장 소중한 공기와 햇빛의 가치에 대해 산술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예술이다. 여수 아트디오션 (박은경 관장) 갤러리 초대전은 새해 첫 전시로 두 달간 열린다.

약력 : 금보성.금보성아트센터 관장.백석대교수.개인전78회.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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