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의 혼돈 속에 위기극복의 경험과 지혜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직후인 2017년 집권해 위기에 포위되다시피 한 상황을 극복해 나갔다. 김동연 지사는 그런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였다.
두 사람은 내수위축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고, 가뜩이나 높은 물가와 환율이 폭등하고 있는 비상계엄 사태의 후유증에 대해 깊이 우려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인 2017년 상황을 떠올렸다.
김동연 지사는 “당시 문 대통령님 취임 후 바로 추경을 편성했었다”고 회상하면서 지금은 최소 30조 원 이상의 ‘슈퍼추경’을 시급히 편성해 미래먹거리와 소상공인 지원 및 청년일자리, 민생회복지원 등에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행 기준금리 0.5%포인트 ‘빅컷’, 금융중개지원대출 10조원 증액 등을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적극 공감하면서 “지금 정부는 ‘부자감세’에다 재정건전성에 너무 얽매여 재정운용을 너무 방어적, 축소적으로 해왔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지사에게 “경제는 워낙 전문가시니 (지금의 위기상황에서) 메시지를 계속 내주시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여건이 어렵더라도 경제는 운용하는 사람의 역량, 철학이 정책으로 작용하더라”는 말도 했다.
당시 경제부총리로 세 차례 정상회담에 모두 배석했던 김동연 지사의 외교적 경험과 기억에 의해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첫 대면에서는 특유의 성격대로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문 전 대통령이 차분하고 또박또박 대응해나가자 두 번째 회담 이후에는 신뢰관계로 발전해 함께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게 되는 성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내 친구 문재인 대통령’이라 부르게 된 것 등을 화제로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대화는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대한민국이 비상계엄사태 및 탄핵정국에 의해 외교적으로 패싱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걱정도 함께 나왔다.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지도자 2,500여 명에게 펼친 ‘서한외교’를 설명하면서 “(긴급서한 답장으로)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이 내년 다보스포럼 초청장을 보내왔다. 국제사회가 한국 상황을 궁금해하는데, 중앙정부선 어려울 듯 하니 김동연 지사가 한국 대표로 왔으면 좋겠다고 해서 참여할 생각”이라고 했고, 문 전 대통령은 사실상 공백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김 지사가 보인 외교행보를 평가했다.
오늘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의 대화는 차담과 오찬을 하면서 두 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정훈 글로벌에픽 기자 smeda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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