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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회장, 경영권 분쟁 끝냈는데 결국 구속수감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 법정구속 ... 경영공백 불가피

안재후 CP

2025-05-29 16:02:01

조현범 회장. 연합뉴스

조현범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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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53)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9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로써 국내 타이어 업계 1위, 세계 7위 규모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이끄는 조 회장이 수년간 이어온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그룹 경영에 심각한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을,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기존에 허용했던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고 밝혔다.

계열사 부당지원과 회삿돈 유용, 131억원 손해

조 회장의 범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한국타이어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혐의다. MKT는 한국타이어와 조 회장, 그의 형 등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이로 인해 한국타이어가 입은 손해는 131억원으로 추산된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봤다. 둘째는 조 회장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회삿돈 75억5천여만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다. 이를 통해 조 회장은 총 200억원대 규모의 경영비리 혐의를 받게 됐다.

파란만장했던 조현범의 경영행보

1972년 경남 함안에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난 조현범 회장은 미국에서 교육받고 돌아와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을 거쳐 지주회사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2020년 아버지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으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실질적 리더가 됐다.

하지만 조 회장의 경영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형인 조현식 고문과의 치열한 형제 갈등이 불거졌고, 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불거진 친형제 간 갈등에 누이들까지 가세하면서 가족 간 분쟁이 심화됐다. 2024년 8월이 되어서야 조현범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결됐다고 평가받았지만, 이미 사법리스크는 현실화된 상태였다.

조 회장 체제에서 한국타이어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조현범 회장의 경영승계 후 4년간 한국타이어의 주가가 기복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글로벌 타이어 업체 순위에서 6위(2020년 매출기준)에 올랐고, 국내시장 점유율을 30~40%로 유지하며 업계 선두를 지켰다.

특히 조 회장은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었다. 조현범 회장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미국 공장 증설에 발맞춰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글로벌 확장에 의욕적으로 나섰다.


글로벌 광폭행보 불구 기업 지배구조 낙제점

하지만 조 회장의 경영 과정에서 지배구조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회장이 빠진 새 이사진을 구성했다고 보도될 정도로 사법리스크가 경영진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시민사회에서는 투명한 기업 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주주들의 우려도 커졌다.

조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조 회장의 1심 선고 결과는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 전반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선고 결과에 따라 그룹은 미래 사업에도 속도가 붙거나, 정반대로 사업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전 세계적인 타이어 업계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경영자의 부재는 그룹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실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그룹은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지만,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공장 증설과 같은 대규모 투자 결정,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전략 등에서 리더십 공백이 우려된다.

전문 경영인 내세울 듯 ... 주요 의사결정 차질 불가피

한국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시장에서 30-4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업계 1위 기업이자,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등과 함께 국내시장 점유율 90% 안팎을 차지하는 과점 체제의 핵심 기업이다. 따라서 조 회장의 구속은 업계 전체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와 투자자들은 당분간 한국타이어 주가의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시되는 상황에서 지배주주의 사법리스크 현실화는 기업 가치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조현범 회장이 항소할 가능성이 높지만, 당분간 구속 상태에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제 전문경영 체제 하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통해 시장과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동시에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혁신과 투자도 지속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 재계의 대표적 기업 중 하나인 한국타이어그룹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요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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