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6.17(화)

AI 열풍 속 한국 CEO들만 '신중론'...글로벌 대비 도입 준비도 최하위

IBM 연구결과 충격...한국 기업들 AI 잠재력 인정하면서도 실행은 '뒷걸음질'

안재후 CP

2025-06-17 13:46:51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도입 경쟁에 나선 가운데, 한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만이 유독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I의 잠재력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정작 대규모 실행에 나서는 것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 CEO, AI 도입 준비도 조사국 중 최하위

17일 김현정 한국IBM 컨설팅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에서 개최한 'AI 인사이트 포럼'에서 발표한 IBM 기업가치연구소의 글로벌 CEO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 의지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CEO의 61%는 현재 AI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조직 전반으로 확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동일한 질문에 대한 국내 CEO의 응답률은 45%에 그쳐,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연구는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협력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전 세계 33개국 24개 산업의 CEO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항목은 조직 성과, 전략적 우선순위, 혁신 과제, 기술 도입, 의사결정 방식, 리더십 접근, 인재 전략 등 다방면에 걸쳐 진행됐다.

위험 감수 의지도 현저히 낮아

한국 CEO들의 신중한 접근은 위험 감수 의지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글로벌 CEO의 64%는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우려해 해당 기술이 조직에 이득을 주는지 제대로 알기도 전에 일부 기술에 투자하고,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한다"고 답했다. 반면 국내 CEO 중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2%에 불과했다.

기술 도입 속도에 대한 철학에서도 차이가 명확했다. '빠르게 진행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느리고 정확하게 진행하는 것'보다 낫다고 답한 국내 CEO는 28%로, 글로벌 CEO의 37%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AI 도입에 있어 '완벽주의' 접근을 선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역설적 현상: AI 중요성 인식은 오히려 높아

흥미롭게도 AI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서는 한국 CEO들이 글로벌 평균을 상회했다. AI가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까지 바꾸고 있다고 답한 국내 CEO는 78%로, 글로벌 CEO의 68%보다 높았다. 또한 국내 CEO의 54%는 향후 경쟁력이 "더 앞선 생성형 AI 보유 여부"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CEO 61%는 '향후 경쟁력은 누가 더 앞선 생성형 AI를 보유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또 68%는 AI가 비즈니스 핵심 요소까지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는 결과와 비교할 때, 한국 CEO들의 AI에 대한 인식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I 투자 급증 전망에도 성과는 미미

연구에 따르면 향후 2년 안에 AI 투자 성장률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CEO들은 AI 기술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AI 프로젝트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진행된 AI 프로젝트 중 예상 투자대비수익률(ROI)을 달성한 비율은 25%에 불과했고, 기업 전체로 확장된 프로젝트는 단 16%에 그쳤다. 이는 AI 도입이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데이터 통합과 인재 확보가 핵심 과제

CEO들은 AI 성공의 핵심 요소로 데이터 환경 구축을 꼽았다. 글로벌 CEO의 68%는 전사 차원의 데이터 통합 구조가 부서 간 협업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답했으며, 72%는 조직이 보유한 고유 데이터가 생성형 AI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응답자의 절반은 최근 투자 속도 때문에 조직 내 기술이 단절되고 단편적인 기술만 사용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효과적인 데이터 환경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인재 확보도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글로벌 CEO의 56%는 핵심 기술 인재 확보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66%는 아웃소싱의 한계를 인식하고 소수 정예 파트너와의 협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중함 vs 과감함, 한국 기업의 선택은?

생성형 AI는 국내 AI 시장 확대를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불과 1년도 안 된 이 신기술을 업무에 도입한 기업이 25%에 달했다는 삼성SDS의 2023년 조사 결과를 고려할 때, 한국 기업들도 AI 도입에 완전히 소극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글로벌 CEO들이 "실패하더라도 빨리 시도해보자"는 접근을 취하는 반면, 한국 CEO들은 여전히 "확실해진 후에 도입하자"는 전통적인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가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다가는 오히려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 기업들이 신중함과 과감함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AI 도입에 있어 한국 CEO들의 신중한 접근이 위험 회피의 지혜인지, 아니면 기회 상실의 우려인지는 앞으로의 글로벌 AI 경쟁 결과가 말해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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