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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초읽기 … 美시장 사수 현대차 전략은?

패스트 팔로워 · 고수익차종· 환율효과 등 입체적 대응

안재후 CP

2025-07-25 15:12:33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협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대응전략 수립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2분기에만 8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현대차는 하반기가 더욱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방어와 수익성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4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은 트럼프 관세 정책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인 48조286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8% 급감한 3조6016억원에 그쳤다. 증권가 전망치 보다는 약 700억원 가량 선방한 수치지만 관세 여파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결과기 때문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관세 시행 전 미국 내 쌓아둔 재고 덕분에 2분기 전체 기간 동안 관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대차 이승조 부사장(재경본부장)은 "2분기 기준 8282억원의 관세 영향이 있었지만 풀쿼터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3~4분기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게 불가피 하다"고 밝혔다.
“3~4분기에는 직접적인 관세협상 영향 불가피”

현대차는 최근 일본이 관세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고민이 더 깊어 졌다. 일본은 농산물 시장 개방 등을 조건으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2.5% 낮추는데 합의했는데 이는 이는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현대차 대비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자동차를 포함한 15% 관세율 도달을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협상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양국 간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개별 기업이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재고 소진기간 가격 동결로 점유율 방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정책의 핵심을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정했다.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즉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기보다는, 경쟁사 동향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앞으로 약 두 달간 기존 모든 차종의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고객을 안심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재고를 소진하는 동안 가격 동결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최대한 방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승조 본부장은 "시장점유율을 방어하는 선에서 손익을 최대한 지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어렵겠지만 두 가지를 다 방어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미국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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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중장기 대응 전략의 투트랙 접근

현대차는 관세 대응을 위해 단기와 중장기로 나눈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원가 절감에 집중한다. 20년 넘게 운영해온 앨라배마공장(HMMA)의 생산 효율화 노하우를 조지아 신공장(HMGMA)에 수평 전개하여 3분기부터 가공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부품 소싱 다변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현재 200여 개 부품을 대상으로 현지 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아 현지 조달과 수출 중 최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품질과 안전 기준 확인, 제조·구매·품질 부문의 단계적 점검이 필요해 일부 부품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략적 부품 현지화를 핵심으로 한다. R&D, 생산, 품질 부문 간 전사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완성차 현지 생산 확대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하고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일관 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관세 충격을 완화하는 데는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환율 효과가 도움이 됐다. 2분기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역대 최대인 약 17만대를 기록했으며, 글로벌 판매 비중도 15.8%로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이브리드 모델과 제네시스 브랜드 합계 판매 비중은 사상 최초로 20%를 돌파해 21.3%를 기록했다.

우호적 환율 효과로만 거둬들인 수익도 6321억원에 달했다. 관세로 인한 손실 8282억원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을 상쇄한 셈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기아차가 전반적으로 우수한 수익성과 견조한 미국 판매를 바탕으로 관련 위험을 적절히 관리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고 평가했다.

정부 협상 지원과 대미 네트워크 강화

현대차는 정부의 관세 협상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대관 조직을 중심으로 워싱턴에서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했다. 공화당 4선 출신 드루 퍼거슨 전 연방 하원의원을 워싱턴 사무소장으로 영입하고,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와 호세 무뇨스 사장 등 대미 네트워크가 강한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통상 대표단을 꾸려 미국 정부와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약 1000억달러(약 137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 계획을 제안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가 취소되는 등 협상 일정에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

8월이 분수령...연간 가이던스 유지

현대차는 연초 발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잠정 유지하되, 8월초에 발표될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방향성을 기반으로 변동 사항을 업데이트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8월 1일부터 25%의 상호 관세가 지속 적용되며, 현대차로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이승조 본부장은 "호세 무뇨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그룹 차원에서 손익 만회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관세를 비롯한 다양한 시장 불확실성에 철저히 대비하여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제시한 '점유율과 수익 두 마리 토끼' 전략이 성공할지는 향후 한미 관세 협상 결과와 회사의 구조조정 실행력에 달려 있다. 일본의 협상 성공으로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상황에서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대응 전략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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