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이 11일 금융업계 최초로 금 실물 운용 신탁 상품 '하나골드신탁(운용)'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상품은 고객이 보유한 금을 은행에 맡기면 연 1.5%의 운용 수익을 얻으면서도 만기 시 금 실물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기존에 단순 보관만 가능했던 금을 실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운용 자산으로 전환시킨 혁신적인 접근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상품 출시 배경에 대해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금 모으기 운동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밝혔다. 당시 금 모으기 운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 개인이 보유한 금을 모아 외화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하나은행은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개인이 보유한 금 실물의 효율적 활용 방안을 오랜 기간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과의 협약을 통해 '하나골드신탁(처분)'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 운용 상품 출시로 보관-운용-처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완전한 금 신탁 상품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하나골드신탁(운용)의 운영 방식은 다음과 같다. 고객이 보유한 금을 하나은행에 맡기면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이 모바일 웹을 통해 투명한 감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감정 결과 확인 후 고객이 운용에 동의하면 만기 시 감정가의 1.5%에 해당하는 운용 수익과 함께 금 실물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
운용 수익은 기본적으로 현금으로 지급되지만, 고객이 원할 경우 금 실물로도 받을 수 있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가입 대상은 24K 순금으로 한정되며, 최소 가입 중량은 100g이다.
이 상품의 의미는 개인 고객의 수익 창출을 넘어선다. 하나은행은 "고객 보유 금 실물이 은행을 거쳐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 그리고 금 거래 시장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통해 금 실물 공급을 확대하고 시장 유동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실물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출시 첫날인 11일부터는 서초금융센터와 영업1부 지점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이후 18일부터는 서울 지역 25개 영업점과 부산 해운대동백 지점까지 총 26개 영업점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6월 하나골드신탁(처분) 상품을 이용한 한 고객은 "장롱 속에 방치되어 있던 금을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단순히 가격 상승만을 기대하며 보관하던 금을 믿을 수 있는 은행을 통해 운용하고, 필요할 때는 합리적인 가격에 처분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