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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펀드 ‘KKR’이 7300억에 인수한 '삼화'는 어떤 회사?

국내외 화장품 업체 300곳에 용기 공급 … 용액 추출하는 ‘펌프’ 기술이 핵심 경쟁력

안재후 CP

2025-09-05 12:18:45

삼화의 화장품 용기들 [웹사이트 캡처]

삼화의 화장품 용기들 [웹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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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미국의 대표적 사모펀드 운용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이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삼화를 7330억원(미화 약 5억 2800만 달러)에 인수하며 화제다. KKR는 최근 외국계 PE인 TPG캐피탈아시아로부터 삼화 지분 100%를 해당 금액에 매수키로 결정했다. TPG가 불과 1년 반 전 3000억원에 인수한 회사가 2.5배 가까운 가치로 평가받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47년 역사의 화장품 용기 전문기업

주식회사 삼화는 1977년 창업한 이래 금형제작과 플라스틱 성형 전문 제조업체로 화장품관련 부자재, 전자제품관련 부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포함해 300곳 이상의 화장품 업체에 용기를 공급하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에 본사를 둔 삼화는 화장품 용기 시장 점유율은 약 17%로, 지난해 연결 매출 18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14억원으로 집계됐다. 삼화의 올해 예상 매출은 280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620억원 수준이다.
핵심은 '에어타이트 쿠션 용기'와 디스펜서 기술

삼화가 글로벌 사모펀드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순한 화장품 용기 제조사가 아니라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에어타이트 쿠션 용기' 등의 독자 기술로 인지도가 높고, 고객 맞춤형 제품을 설계하고자 별도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며 개발, 제조, 조립, 검사, 배송 등 사업의 전 과정을 소화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화의 핵심 경쟁력은 디스펜서(펌프) 기술에 있다. 플라스틱 병(보틀)과 함께 화장품을 분사하고 용액을 추출하는 펌프를 생산한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디스펜서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디스펜서 펌프가 고객사들의 내부 테스트에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으면서 빠르게 고객망이 넓어졌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고객사 확보

삼화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글로벌 고객사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연우와 펌텍코리아 등 국내 기업들의 매출 70~80%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대기업에 편중된 점과 달리 삼화의 매출 비중은 글로벌 화장품사가 약 60%에 달한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샤넬, LVMH 등 해외 고객사를 갖췄다는 점에서 로레알 라프레리 에스티로더 루이비통(LVMH) 등 글로벌 대기업과 닥터자르트(해브앤비), 클리오, AHC를 비롯한 국내 유망 화장품사들로 사업이 확장됐다. 인수 이후 매년 30%씩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해외 비중이 70%에 육박했다.
친환경 기술력으로 글로벌 인정

삼화의 기술력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삼화가 세계 포장기구(World Packaging Organization)가 선정하는 2025 월드 스타 어워즈에서 헬스 앤 퍼스널케어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삼화는 2021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총 2년 9개월간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과제를 수행하며, '친환경 리필형 에어리스 화장품 패키징'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한 '에코 펌프'는 보통 손가락에 힘을 실어 누르는 '펌핑 제품'에는 스테인리스 스프링이 사용되는데, 이를 플라스틱 소재로 대체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TPG의 밸류업과 KKR의 선택

TPG는 삼화를 인수한 후 체계적인 밸류업을 진행했다. TPG는 삼화의 펌프 기술력에 주목해 '용기기업'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기고, 디스펜서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해 삼화를 'K뷰티의 파운드리'로 포지셔닝했다.

가족 중심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일화하고,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 출신 최고경영자(CEO) 및 외부 전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며 경영 체질을 개선했다. TPG는 수익성이 낮은 보틀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펌프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KKR이 인수한 이유: K-뷰티 성장과 기술력

KKR은 K-뷰티(한국미용산업)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급상승하고 삼화가 글로벌 화장품 생태계에서 차별화한 입지를 다졌다는 사실에 주목해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희주 KKR 사모펀드(Private Equity) 부문 전무는 "삼화는 K-뷰티 생태계의 중심에서 차별화된 용기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KKR의 이번 투자는 글로벌 진출을 포함한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한국 대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KKR의 선택적이고 집중적인 접근 방식을 잘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K-뷰티 기업들, 글로벌 투자자 관심 계속될 것

김준배 삼화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성장과 혁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삼화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선택하는 파트너로 자리한 만큼, 앞으로도 업계에 경쟁력 있는 용기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삼화의 사례는 K-뷰티 산업의 성장과 함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히든 챔피언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앞서 지난 2일 세계 최대 PE인 미국 블랙스톤은 국내 1위 미용실 프랜차이즈 기업 '준오헤어'를 8,000억 원에 인수한다는 사실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는 점에서 K-뷰티 관련 기업들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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