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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社 지배구조 ① 넥슨] 일본 상장-한국 개발-제주 지배 3층 구조

창업주 부재 후 3년 전문경영인 체제 …. 텐센트 인수說 등 개편 시나리오 ‘다양’

안재후 CP

2025-09-05 13:05:48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국내 최대 게임기업 넥슨이 창업주 고(故) 김정주 회장 별세 3년을 맞으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한계와 지배구조 개편 압력에 직면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일본에서 상장하고 제주도 지주회사가 지배하는 독특한 구조 속에서, 최근 중국 텐센트의 인수설과 정부 보유 지분 매각이 겹치며 넥슨의 미래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XC 중심의 다층적 지배구조

넥슨의 지배구조는 제주도에 본사를 둔 지주회사 NXC가 정점에 있다. NXC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 지분 46.24%를 보유하고, 일본 넥슨이 다시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소유하는 3단계 구조다.

현재 NXC 지분구조를 보면 창업주 유족이 65.5%를 보유하고 있다. 김정주 창업주의 배우자인 유정현 의장이 31.9%, 두 딸 김정민·김정윤씨가 각각 16.8%씩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29.3%의 2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어 독특한 소유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2011년 넥슨이 국내 대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을 선택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한국 코스닥 시장에서 게임주에 대한 저평가가 지속되자,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일본 시장을 선택한 것이다.

일본 세제 혜택 활용 고배당 유지

넥슨의 독특한 지배구조는 세제 효율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넥슨코리아는 최근 4년간 평균 배당성향 90%를 넘는 이례적인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창출된 이익을 일본 본사로 배당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넥슨코리아가 일본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은 총 3조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2022년에는 순이익 4442억원보다 많은 768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하며 172.9%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의 '익금불산입' 제도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전액 과세소득에서 제외될 수 있어, 넥슨은 한국에서 창출한 이익을 일본으로 이전하면서도 실질적인 과세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의 성과와 한계
김정주 창업주 별세 이후 넥슨은 완전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 유정현 의장과 두 딸은 실무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이정헌 넥슨 대표, 강대현·김정욱 넥슨코리아 공동대표, 이재교 NXC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전문경영인 체제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지주사 NXC는 2024년 매출 4조9861억원, 영업이익 1조16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창업주 별세 전인 2021년 대비 각각 34.2%, 5.5% 증가한 수치다. 일본 넥슨도 2024년 매출 4조1580억원, 영업이익 1조1169억원으로 2021년 대비 62.5%, 35.6% 성장했다.

하지만 전문경영인 체제의 구조적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자회사 네오플에서 개발자 노조가 성과급과 연봉 협상을 둘러싸고 파업을 선언한 것은 전형적인 사례다. 네오플은 넥슨의 핵심 매출원을 담당하지만 주요 경영 판단은 본사나 그룹 차원에서 내려지는 구조적 모순이 갈등으로 표출된 것이다.

상속세 물납으로 정부 29.3% 지분 보유

김정주 창업주 별세 이후 5조원대 상속세 문제가 넥슨 지배구조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유족들은 이 중 4조7000억원을 NXC 주식으로 물납했고, 이로 인해 정부가 29.3%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정부는 2023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이 지분을 매각하려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경영권 확보가 어려운 비상장 주식에 20%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4조7000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책정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 이미 3조7000억원의 매각 수익을 반영해 놓은 상태여서 매각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텐센트 인수설과 산업 주권 논란

올해 6월 중국 텐센트의 넥슨 20조원 인수설이 불거지면서 넥슨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블룸버그는 텐센트가 창업주 유족과 접촉해 15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텐센트는 이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대 주주로 자리잡고 있다. 시프트업 34.76%, 넷마블 17.52%, 크래프톤 13.71%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한국 게임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기에 넥슨까지 인수할 경우 한국 게임산업 전반에 대한 지배력이 결정적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을 통해 "텐센트의 넥슨 인수 시도는 산업 주권 침탈 시도"라며 강력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게임이 AI, 그래픽, 네트워크 기술이 총집결된 최첨단 산업이며 K-콘텐츠 수출의 67%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라는 점에서 외국 자본 의존도 심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텐센트는 7월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인수설을 공식 부인했다. "원칙적으로 소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지만, 최근 국내에서 떠도는 추측을 고려할 때 넥슨 인수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說 … 說 … 說 …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넥슨의 지배구조는 여러 변화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첫 번째는 현 체제 유지 시나리오다. 유정현 의장이 상속 지분을 확보해 현행 체제를 지속하는 방안이다. 김정주 창업주가 생전에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넥슨재단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NXC 매각을 통한 새로운 오너 영입 시나리오다. 2019년과 같이 NXC 지분을 통째로 매각해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20조원을 넘나드는 거래 규모와 복잡한 지배구조로 인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 번째는 정부 지분을 활용한 점진적 변화 시나리오다. 정부가 보유한 30.6% 지분을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면서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만드는 방안이다. 이 경우 유족 측의 경영권은 유지하면서도 견제와 균형을 도모할 수 있다.

한국서 번 돈 일본에 배당 … 과세 놓고 비판 일어

넥슨의 지배구조는 글로벌 게임기업으로서의 경쟁력과 국내 산업 주권 사이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일본 상장을 통해 글로벌 자본 조달과 기업가치 평가에서는 유리한 위치를 점했지만,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일본으로 배당되는 구조로 인해 실질적인 과세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창업주 부재 상황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는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대외 전략 수립이나 위기 대응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외국 자본의 인수 시도에 대한 경영권 방어 능력에서는 오너의 의지나 구심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게임을 전략 콘텐츠 산업으로 지정하며 코스피 직상장, 공모 확대 등 자본시장 연계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넥슨과 같은 대형 게임사들이 여전히 해외 중심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될 가능성 높아

넥슨의 지배구조는 당분간 현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유족들이 상속세를 완납한 상황에서 굳이 지분을 매각할 유인이 크지 않고, 회사의 실적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보유 지분의 매각 압력과 글로벌 게임업계의 M&A 활발화, 중국 자본의 지속적인 관심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텐센트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IP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넥슨과 같은 유력 타겟에 대한 인수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창업주 없이도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해온 드문 사례지만, 결국 '최종 책임자가 누구냐'는 구조적 한계가 언젠가는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실적을 잘 끌고 온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권 방어나 대외 전략 수립에서는 오너의 의지나 구심력이 필요한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넥슨의 지배구조 변화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이다. 글로벌 경쟁력과 산업 주권, 세제 효율성과 과세 형평성, 전문경영과 오너십 등 다양한 가치들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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