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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 창경궁·덕수궁 향수 개발. 500년 조선왕실의 향기를 현대에 되살리다

화학처리 없이 자연향기 그대로... 코스맥스 센트리티지 기술로 탄생한 궁궐 향수

신승윤 CP

2025-09-11 14:00:17

(코스맥스 R&I센터 연구원들이 센트리티지 프로젝트 일환으로 꽃나무에서 향을 포집하고 있다.)

(코스맥스 R&I센터 연구원들이 센트리티지 프로젝트 일환으로 꽃나무에서 향을 포집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한국의 향기 유산을 되살리는 특별한 여정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가 국가유산진흥원과 손잡고 창경궁 앵도나무와 덕수궁 오얏나무의 향기를 담은 '단미르 궁궐 향수' 2종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상품 개발을 넘어 500년 조선왕실의 향기 문화유산을 현대적 기술로 복원하여 후세에 전하려는 의미 깊은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개발은 역사 속 향기유산을 재현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코스맥스는 지난 3월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국가유산진흥원과 3자간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우리 고궁을 대표하는 향을 발굴하는 등 향기 문화유산 콘텐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조선의 궁궐·종묘·사직·왕릉의 효율적인 보존관리와 활용을 위해 2019년 1월 1일에 출범한 기관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궁능문화유산의 고품격 가치 창출'이라는 비전 하에 궁궐과 왕릉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품격있는 문화유산 가치 실현에 힘쓰고 있다. 이번 협업은 이러한 기관의 목표와 코스맥스의 기술력이 만나 탄생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10년간 축적된 센트리티지 기술의 결실

코스맥스는 2016년부터 한국의 역사 속 고유의 향기를 재현하는 '센트리티지(Scenteritag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센트리티지는 'Scent(향)'와 'Heritage(유산)'를 결합한 코스맥스의 독자적인 기술 브랜드로, 역사적 의미가 큰 향기를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센트리티지 기술의 핵심은 연구용 원형초자에 생화를 담아 휘발성 향기 성분을 추출하는 헤드 스페이스(Head space) 방식으로 향기를 포집하는 것이다. 이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화학약품을 처리하거나 열을 가하지 않고, 사람이 실제로 냄새를 맡는 것과 가장 유사한 조건에서 꽃의 자연스러운 향을 재현한다는 점이다. 자연 고유의 향기를 재현하면서도 역사적 의미가 담긴 원물을 훼손하지 않고 향을 포집할 수 있는 자체 기술을 개발했다.

코스맥스는 센트리티지 프로젝트를 통해 안동서원 배롱나무꽃향, 음성 송연먹향, 강화 고려 인삼전초향, 제주 문방오우 석창포향 등 약 10년간 21가지 향을 재현·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국내 재래종 오얏꽃 향료 조성물에 대한 특허도 획득했다. 이처럼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이 이번 궁궐 향수 개발의 기반이 되었다.

우리나라 전통 향의 소재 선정은 사회문화적 가치를 지닌 재래종의 재조명, 특별한 스토리를 지닌 시그니처 향기, 한국의 역사 속에서 특별하고 유일한 향기를 복원하는 목적을 두고 진행된다.

조선왕실의 정취를 담은 두 가지 향수
이번에 개발된 '단미르 궁궐 향수' 2종은 각각 고유한 역사적 배경과 향기 특성을 지니고 있다.

창경궁 앵도향수는 창경궁 내 옥천교 주변 앵도나무 꽃을 비롯한 주변 꽃향기를 향수로 담아냈다. 창경궁은 조선시대 왕실 가족들이 거주했던 궁궐로, 특히 옥천교 주변은 봄철 앵도나무 꽃이 만개할 때 궁궐 안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의 은은하고 우아한 꽃향기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 창경궁 앵도향수의 특징이다.

덕수궁 오얏향수는 덕수궁 석조전 앞 오얏나무의 꽃향기로 조선 왕실의 정취를 재현했다. 덕수궁은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 시대의 격변기를 겪은 궁궐로, 석조전은 서구식 건축양식을 도입한 특별한 건물이다. 이곳의 오얏나무는 왕실의 고결함과 기품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져 왔으며, 청초하고 깨끗한 느낌의 오얏꽃 고유의 향기를 재현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K-센트의 새로운 도전

궁궐 향수는 고궁박물관을 비롯해 경복궁, 창덕궁 내 기념품 매장과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궁궐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전통 향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크다.

코스맥스와 국가유산진흥원은 향후 다양한 역사 속 향기를 재현해 향수는 물론 핸드크림 등 제품군을 다양하게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향기 문화유산을 보다 다양한 형태로 상품화하여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1992년 설립되어 2002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화장품 제조업체로, 2004년부터 프랑스 로레알 그룹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하는 등 글로벌 ODM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의 전통 향기를 세계 시장에 소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문화유산 보존과 상업적 가치의 조화

이번 프로젝트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현대적 활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센트리티지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향료 조성물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으며 국내외 다수 학회에서 발표를 통해 연구 결과도 인정받았다. 이는 전통 문화의 보존이 단순한 기록이나 전시에 그치지 않고, 현대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명삼 코스맥스 R&I센터 원장은 "코스맥스가 개발한 기술브랜딩인 센터리티지 기술은 향기 소재를 선택하고 조향을 하는 과정에서 국가별 법규까지 유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 완성도 높은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며 "특별한 스토리를 담은 향을 원하는 고객사들에게 글로벌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이번 협업을 통해 우리 고궁이 품고 있는 유서 깊은 향을 국내외에 알릴 수 있게 됐다"며 "코스맥스는 K뷰티, K센트의 전도사로서 앞으로도 우리 전통과 역사가 담긴 향기 문화유산의 연구 데이터 확보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기로 전하는 한국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

이번 '단미르 궁궐 향수' 개발은 한국의 전통 문화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향기라는 감각적 매개체를 통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한 점은 기존의 문화유산 활용 방식과는 차별화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코스맥스와 국가유산진흥원의 협업이 어떤 새로운 결과물을 낳을지, 그리고 이러한 전통 문화의 현대적 재해석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00년 전 조선왕실의 향기가 현대인들에게 어떤 감동을 전할 수 있을지, 그 답은 곧 궁궐을 찾는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 R&I센터 연구원들이 센트리티지 프로젝트 일환으로 꽃나무에서 향을 포집하고 있다.)

(코스맥스 R&I센터 연구원들이 센트리티지 프로젝트 일환으로 꽃나무에서 향을 포집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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