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갤러리 로얄과 로얄앤코 서울 아트리움에서 7월 15일부터 개최됐다. 특히 예술과 식사, 교육을 한데 엮은 새로운 장르의 사진전을 열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시 제목인 '모꼬지'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즐기는 잔치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강진주 작가는 쌀이라는 매개체로 이어진 기억과 관계, 도구, 자연의 순환을 사진에 담아냈다.
무엇보다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전시에 접목하며 가치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7월 15일에는 전시 오프닝과 함께 죽 퍼포먼스가 진행됐고, 7월 25일에는 ‘어린이 오감미각 교육’이 두 차례 열렸다. 8월 22일과 23일에는 한식 명장 조희숙 셰프와 협업한 ‘아트다이닝’을 네 차례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전시는 9월 13일, 강진주 작가와 최인선 디렉터의 아티스트 토크와 대미를 장식한 또 한번의 죽 퍼포먼스를 끝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강 작가의 개인전 ‘모꼬지’는 예술과 식탁을 잇는 창의적 시도가 특히 돋보였다. 조희숙 셰프와 협력한 ‘아트다이닝’은 쌀의 다양한 모습을 8코스의 명상 식사로 풀어냈다. 참가자들은 강진주 작가의 호흡 명상으로 식사를 시작했으며, 전복 우무묵냉채·민어만두탕·월과채 등을 맛보며 쌀의 질감을 새롭게 경험하며 자연의 순환과 공동체적 식문화를 되새겼다.
‘아트다이닝’은 갤러리 로얄이 7년간 꾸준히 개발해온 대표 프로그램이다. 토종쌀 복원에 힘쓰고 있는 농부 우봉희의 쌀과 허명욱·이정미·송민호·노산도방·한결 등 국내 대표 작가들의 식기가 사용됐다.
조희숙 셰프는 “오랜 역사를 우리와 함께 해온 밥의 힘을 믿는다”며 “쌀이라는 익숙한 재료가 예술의 언어와 만나 새롭게 주목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어린이 오감미각 교육’도 참신했다. 강진주 작가가 직접 기획한 이 프로그램은 벼에서 밥, 조청, 떡으로 이어지는 쌀의 여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눈을 감고 음식의 질감을 느끼거나 도정 전 쌀을 만져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강진주 작가는 "쌀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태도를 바꾸는 시작점"이라며 "작은 체험 하나에도 삶을 바꾸는 씨앗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물의 미학보다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예술을 꿈꾼다”며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마음으로, 현실에 뿌리내린 예술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갤러리 로얄 관계자는 "‘모꼬지’는 작가, 셰프, 농부의 협력으로 예술과 다이닝, 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생활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로얄앤코는 ‘욕실은 영감의 공간(Room for Inspiration)’이라는 철학 아래 욕실 문화와 공간, 제품에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입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갤러리 로얄, 로얄라운지, 로얄엑스 등을 운영하며 예술과 문화를 후원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회와 공유하고 있다. 특히 갤러리 로얄은 차관소요, 오늘백자다이닝, 아트다이닝 등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전시와 생활 밀착형 연계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이며 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글로벌에픽 유병철 CP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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