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 고영례(김다미)는 겉으론 순박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단단한 내면과 따뜻한 마음으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숨은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불합리한 상황에 당당히 맞서고, 동료와 친구를 지키기 위해 한발 앞서 나서며 응원을 끌어내는 중이다.
이에 지난 방송에서 시청자들이 영례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 셋을 짚어봤다.
하나. “차장 여기 있어요~!”
둘. “우리가 좀 나서야 되지 않을까 해서.”
권해자(이민지)가 개문발차 사고로 다리를 잃는 비극적인 사건은 안내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청아운수는 책임을 회피하며 보상 문제를 모두 해자에게 덮어씌우려 했고, 영례는 이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다. 안내양들이 이러한 사고를 또 당한다고 해도 회사가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란 사례이기 때문이었고, 무엇보다 불편한 몸으로 생활해야 할 해자의 형편을 도와야 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좀 나서야 되지 않을까 해서”라며 비밀리에 동료들을 모아 파업을 결심한 순간, 그녀는 동료들의 안전과 권리를 지키는 대변자로 거듭났다. 옳지 않은 일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단단히 맞서는 강인한 내면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특히 청아운수 식당을 가득 메운 안내양들 앞에서 논리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과 용기로 만들어낸 파업 승리의 순간은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전율을 안겼다.
셋. “여긴 나한테 맡기고 넌 얼른 도망쳐.”
지난 방송 말미에는 극도의 긴장감이 이어졌다. 종희가 위협을 당하고 있는 영례를 지키려는 마음에 노무과장의 어깨를 만년필로 찌르는 돌발 행동을 하자, 영례는 사태의 심각성을 바로 알아챘다. 그 사실이 드러나면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하는 종희가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직감한 영례는 곧바로 그녀를 피신시켰다. “여긴 나한테 맡기고 넌 얼른 도망쳐”라는 말 속에는 친구를 향한 간절한 보호 본능과 희생이 담겨 있었다. 자신을 뒤로 하고서라도 친구만큼은 지켜내고 싶었던 영례의 선택이었다. 종희 앞에선 강한 척 했지만 그녀를 떠나 보낸 뒤 자신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눈길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영례의 모습은 시청자들도 함께 눈물짓게 했다.
이처럼 영례는 매 순간 따듯하면서도 강인한 외유내강의 면모를 보여주며, 우정과 정의감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겉으론 평범한 안내양일지 몰라도, 위기의 순간마다 빛나는 내면의 단단함은 김다미의 깊은 연기와 맞물려 강력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그녀의 용기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미용실 디자이너가 된 제2막에서 더 멋지게 성장할 그녀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글로벌에픽 유병철 CP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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