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여빈에게 성공이란? “저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0911021709186d3244b4fed58141237106.jpg&nmt=29)
그는 지난 4일 인기리에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섬세한 감정선과 밀도 높은 표현력으로 안방극장에 짙은 여운을 남겼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한 방을 꿈꾸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한 흙수저 여자 경호원이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을 피해 3개월간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는 범죄 로맨스물.
전여빈은 극 중 가성그룹 회장의 개인 경호원에서 파격적인 제안을 받아들여 부세미라는 가짜 신분으로 위장하는 김영란 역으로 열연했다. 이번 작품은 그의 필모그래피 중 첫 타이틀롤 도전작으로, 배우로서의 성장과 변신을 동시에 입증한 의미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전여빈은 2021년 방송된 tvN ‘빈센조’에서 통통 튀는 성격의 변호사 역을 맡아 시원시원하면서도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밝고 유쾌한 에너지로 장르물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을 드러냈던 그가,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는 정반대로 묵직하고 절제된 분위기의 인물을 연기하며 또 다른 변신을 선보인 것이다.
”대본을 볼 때는 캐릭터만 보는 건 아니고요. 작품 전체를 볼 때도 있어요. 그때마다 인연이 있었던 작품이었으니까요. 저의 마음을 흔든 시나리오와 인물이었어요. 이번 작품도 ‘착함’이란 것이 긍정과 부정의 의미로 보일 수도 있다고 봤어요. 좋아하던 표현은 아니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착함을 넘은 선함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인터뷰] 전여빈에게 성공이란? “저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0911025108132d3244b4fed58141237106.jpg&nmt=29)
전여빈은 죽음의 위기에 내몰리고, 때로는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하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 위해 처절하게 살아온 김영란의 인생을 제한된 대사 속에서 표현해냈다. 그는 절제된 표정과 감정을 억누르는 말투로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완성했다.
”처음 캐릭터를 구축할 때 떠오른 이미지가 버려진 길고양이였어요. 누군가 도와줘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늘 쭈뼛대는 그런 친구요. 그래서 제일 먼저 한 게 체중 감량이었어요. 영란이는 빚에 허덕이며 살고 생존이 전부인 인물이니까요. 하루하루 버티는 게 전쟁이니 먹는 행위조차 생존의 일부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좀 바삭거리는 질감의 외형이길 바랐어요.“
김영란에서 신분을 바꿔 부세미 선생님으로 살아가면서, 그는 정체가 드러나지 않기 위해 전동민(진영) 앞에서는 당당하고 냉철한 태도를 유지한다. 반면 부세미로서 살아갈 때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같은 인물이지만 상반된 두 얼굴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이러한 이중적 캐릭터의 완급 조절은 전여빈의 탄탄한 연기 내공과 섬세한 감정 컨트롤이 빚어낸 결과다.
”영란이가 왜 부세미가 됐는지 설명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방송에선 나오지 않았어요. 가성호(문성근) 회장이 ‘어릴 적 꿈이 뭐였냐’고 물었는데, 영란이 ‘유치원 선생님’이라고 대답하는 장면이요. 영란이는 한 번도 평범하지 못했던 사람이에요. 그래서 부세미가 된 순간 화사한 옷을 입어도 어색함이 감돌았을 거예요. 하지만 인생을 리셋하려면 간절함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방어만 하던 인물이 후반부엔 스스로 공격할 준비가 된 영란으로 변해야 했죠.“
전여빈은 이번 작품에서 진영과 호흡을 맞추며 파트너십의 의미를 다시금 느꼈다. 타이틀롤 여주인공이자 극의 중심축 전여빈에게 진영은 언제나 묵묵히 옆을 지켜주는 동료였다.
”진영은 마음이 참 넓은 사람이에요. 여자 배우가 타이틀롤을 맡은 작품에서 남자 배우가 균형을 잡는다는 게 쉽지 않아요. 그런데 진영은 분량 상관없이 드라마 전체를 위해 화합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어요. 그게 정말 잘 느껴졌어요. 이 배우가 어떤 태도로 이 드라마에 임하고 있는지요. 대사 중엔 느끼하게 들릴 수 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진영이 하면 이상하게 담백했어요. 그래서 함께 연기하는 내내 편안했어요. 고마운 동료예요.“
![[인터뷰] 전여빈에게 성공이란? “저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0911030604908d3244b4fed58141237106.jpg&nmt=29)
첫 회 시청률 2.4%(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착한 여자 부세미’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고, 마침내 최종회 7.1%라는 괄목할 만한 성적으로 ENA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2위에 올랐다.
“방영하는 내내 감독님, 진영과 자주 문자를 주고받았어요. 시청률이 5%대에 머물다가 6%를 넘었을 때는 눈물 이모티콘을 주고받을 만큼 정말 행복했어요. 7%를 넘으면 포상 휴가를 보내준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넘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이미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착한 여자 부세미’ 복합장르였다. 스릴러와 로맨스, 코미디가 섞인 다채로운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연기를 하는 배우들에겐 쉽지 않았을 터.
”초반 스릴러나 액션 부분을 좋아하셨던 분들은 중간에 코믹과 로맨스가 들어오면서 다소 아쉬워하셨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런데 12회를 채우기 위해서는 저도 복합장르가 조금 더 다가가기 쉬웠을 거라 생각해요. 실제 저희 어머니께서도 초반보다는 무창에서의 장면들이 더 편하시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쉬운 부분은 또 다음 작품을 약속드리고 싶어요.“
2015년 영화 ‘간신’으로 데뷔한 전여빈은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그는 성공이란 단어를 조심스럽게 다뤘다. 그의 다짐은 다음 캐릭터를 또다시 기대하게 만든다.
”어느새 시간이 지나갔어요. 매 작품 몸과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하지만 부족함이 느껴질 때가 많아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에 부딪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았어요. 배우라는 직업은 프리랜서니까 불안함이 늘 있죠. 하지만 그게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누군가 보기엔 잘 됐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니까요. 저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요. 요즘 같은 세상에 그건 충분히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진 제공 = 매니지먼트 mmm]
[글로벌에픽 유병철 CP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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