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만 놓고 보면 올 시즌 두 선수의 맞대결 8경기 중 정종진의 승리는 단 2승에 그친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개 주도권을 가져오며 오히려 임채빈을 수세적으로 몰아가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 초반부터 흔들리는 통념… 선행형 임채빈이 왜 뒤에 자리를 잡았나?
정종진은 마크·추입에만 머무르지 않고 과감한 선행·젖히기를 섞는 전개 변화로 임채빈에게 행동 선택권을 빼앗아왔다. 임채빈 역시 ‘정종진이 길게 끌어주면 내가 유리하다’라는 경험치 때문에 그 흐름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올 6월, 드물게 ‘임채빈–정종진’ 순으로 자리잡기가 된 경기에서 임채빈은 반 바퀴 젖히기를 시도했지만, 끝내 정종진의 추입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작년 4월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패한 경험이 있어 ‘앞에 선다고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니다’라는 학습 효과가 임채빈에게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 정종진의 ‘클래스’와 필살기… 김포팀 연대 전략으로 완성된 레이스
지난 대상에서 정종진은 그야말로 기량·전술·팀 연대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초반부터 김포팀 후배들을 앞세워 최단 거리 싸움을 설계한 뒤, 경주 중 적절한 완급조절과 차간 두기로 임채빈의 리듬을 여러 차례 끊어냈다. 반대로 임채빈은 흐름이 끊기며 끝내 탄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신체적 장점, 노련한 완급조절, 기술적 판단까지 이날 경주는 “정종진만 가능한 경주”라는 평가가 따랐다.
■ 고민 깊어지는 임채빈… 승률은 높으나 내용이 흔들린다.
■ 그래서 그랑프리가 더 기대된다… 흔들리는 왕좌, 재즉위를 노리는 황제
흥미로운 것은 임채빈이 심리적으로 쫓기는 듯한 현재의 구도가 오히려 팬들의 관심과 기대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첫 맞대결에서 한 바퀴 이상 선행 승부를 펼치며 모두를 놀라게 했던 임채빈, 반면 정종진은 이후 마크 이후 추입 승, 뒤에 붙이고 버티는 젖히기 승, 현란한 기교가 동반된 추입 승 등 승리의 공식을 넓혀왔다. 승률은 임채빈이 앞서지만, 전술 다양성·내용·심리전에서는 정종진이 우위라는 평가가 심화되는 배경이다.
게다가 큰 승부에서 강하고 결승 진출자 많은 김포팀의 막강한 화력지원 역시 정종진의 강점으로 꼽힌다. 팀 연대가 중시되는 경륜 특성상 이 요소는 절대 가볍지 않다.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정종진은 다양한 신무기와 안정된 팀 연대를 앞세워 ‘내용 우위’를 굳혀가고 있고, 임채빈은 높은 승률에도 불구하고 전술적 고민과 심리적 압박을 안고 있다. 그래서 임채빈이 그랑프리에서 어떤 작전을 꺼내 들지 최대 관심사다. 그동안 철저히 봉인해 온 연대, 기습, 맞불 등 다양한 작전이 모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전했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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