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2.04(목)

선임 절차 논란에 휩싸인 BNK금융 빈대인 회장

라이프운용 “즉시 중단하라” 주주서한 … 금감원장도 "특이점 많아" 지적

신규섭 금융·연금 CP

2025-12-04 09:31:17

'깜깜이 인사' 논란에 휩싸인 BNK금융 빈대인 회장.

'깜깜이 인사' 논란에 휩싸인 BNK금융 빈대인 회장.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BNK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절차가 투명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주와 금융당국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4일 BNK금융지주에 회장 선임 절차를 즉시 중단하라는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지분 약 3%를 보유한 라이프자산운용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투명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전면 재구성한 뒤 회장 선임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보여주기식 절차에 그쳐"

라이프자산운용은 BNK금융지주의 현재 회장 선임 절차가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부터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회장 후보 추천 절차에 대한 주주 대상 설명회 개최, 임추위 산하 주주 소통 창구로서의 자문단 설치, 최종 회장 후보자의 경영 계획 공개 프레젠테이션 등을 제안했지만, 지난달 21일 열린 설명회와 24일 배포한 기업설명 레터는 보여주기식 절차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라이프자산운용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국회와 금융당국도 BNK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빈대인 회장의 연임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BNK금융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자 이 원장은 "절차적으로 특이한 면들이 많이 보여서 계속 챙겨보고 있다"며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나아가 "형식적 절차에 적법성을 따져 필요시 수시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바로 잡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금감원장이 '특이하다'는 표현으로 절차상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하고 검사 돌입까지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깜깜이 인사' 논란의 실체

BNK금융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빈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사회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0월 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자 접수를 받아 16일 1차 후보군을 확정했다.

문제는 절차의 투명성이다. 통상 다른 금융지주들이 임추위 개시 직후 향후 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과 달리 개시 후 열흘이 지난 13일에서야 경영승계 절차가 시작됐음을 뒤늦게 알렸다.

후보자 접수기간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긴 추석연휴 직전에 절차를 시작해 사실상 영업일 기준으로는 4~5일밖에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아 빈 회장이 경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부 후보군에게 불리한 일정을 짰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사태 재현 우려

금융권에선 지난 2017년 금감원이 당시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며 회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했던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과거에도 금융지주 경영승계 절차와 관련해 제동을 걸었던 사례가 있다. 2017년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도를 둘러싼 절차 문제로 검사를 통해 경영유의 제재를 가하고 회추위에 공문을 보내 회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산은행의 100억원대 도이치모터스 특혜대출 의혹 등 정치적 리스크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삼정기업 관련 부실여신 문제 등이 겹치며 빈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깜깜이 인사 논란이 확산할 경우 외부 후보군에 불리한 일정 등을 바로 잡아 다시 절차를 진행하도록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BNK금융의 회장 선임 내부 절차의 적법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으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즉각 수시검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절차상 심각한 하자를 발견하지 못한 채 수시검사나 일정 중단 권고 등 지나치게 개입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오히려 큰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어 적극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미 승계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중단시킬 경우 절차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적으로 금감원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데다, 시기적으로도 이미 늦은 감이 있다"며 "직권남용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는 빈 회장과 함께 방성빈 부산은행장,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 이두호 전 BNK캐피탈 대표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외부 후보군에 숨어있던 다크호스가 깜짝 등장해 발탁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주주서한 보낸 라이프자산운용은?

한편, 이번 주주서한을 보낸 라이프자산운용은 한국 가치투자의 역사와 함께해온 운용사다. 공동창업자인 이채원 이사회 의장은 투자 불모지였던 1990년대 한국 금융시장에 가치투자를 소개한 한국 가치투자의 시작점이자 베테랑 펀드매니저로 평가받는다.

라이프자산운용은 한국 최초의 가치투자펀드 전략을 계승하고, 기업 가치에 기반한 장기투자에 집중하는 정통 가치투자 운용사로서 2021년 국내 최초의 우호적 주주행동주의 펀드인 '한국기업ESG향상펀드'를 출시하며 국내 최대 인게이지먼트 헤지펀드로 자리매김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낡은 기업지배구조와 유연하지 못한 자본배분이 한국 경제의 걸림돌이라고 진단하며, 투자를 통해 지배구조와 자본배분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때 꾸준한 기업가치 상승과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번 BNK금융지주에 대한 주주서한 역시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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