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토일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에서 자림 어패럴 대표이자 서지우(원지안 분)의 언니 서지연 역을 맡은 이엘은 동생을 향한 따뜻한 애정, 회사 대표로서의 냉철한 판단, 엄마 앞에서 드러나는 흔들리는 감정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캐릭터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지난 주말 방송된 '경도를 기다리며' 3, 4회에서는 서지연의 부탁으로 서지우의 영국행을 막은 이경도(박서준 분)의 모습과 함께 두 사람의 과거 첫 번째 이별이 그려졌다. 지우의 집안 배경이 밝혀지며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이 커지게 된 것.
이때 서지연의 '언니 모먼트'가 돋보였다. 이경도와 서지우의 불편한 만남을 누구보다 빠르게 눈치채고, 놀란 지우를 레스토랑 룸 밖으로 불러내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묵묵히 기다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동생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이엘의 디테일한 눈빛 연기가 서지연의 다정한 면을 고요하게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4회에서는 감정선이 한층 끓어오른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엄마를 찾아간 서지연은 그동안 마음 한구석에 눌러두었던 비밀에 얽힌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지우에게 엄마 노릇해야지"라고 부탁한다. 동생에게 다 건네주지 못한 사랑과 미안함, 엄마를 향한 책망이 뒤섞인 장면.
이엘은 울음을 참아내려는 듯 목소리를 눌러 담다가도 문장 사이사이 끊기는 호흡과 떨리는 눈빛으로 억누르던 감정이 조금씩 새어 나오는 과정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과장된 오열 대신 차분하게 무너지는 딸의 얼굴로 폭발 직전까지 쌓아 올린 감정의 무게를 현실감 있게 완성했다.
이처럼 이엘은 동생을 향한 깊은 애정을 가진 언니부터,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차가운 CEO, 엄마의 비밀을 안고 있던 딸까지, 서지연이라는 인물 안에 공존하는 결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고요하고 차분한 카리스마로 인물의 중심을 잡으면서도, 디테일한 눈빛과 감정 온도차를 통해 서사를 촘촘히 채워 넣은 이엘의 연기는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한편, JTBC 토일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글로벌에픽 유병철 CP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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