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4월 1일, 스물두 살 청년의 나이로 처음 경주로에 나섰던 박태종 기수는 그로부터 38년간 한국 경마의 역사 그 자체가 되었다. 통산 16,014회 출전, 2,249승. 한국 경마 역사상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한 기록이며 38년이라는 세월 동안 쏟아 부은 땀과 열정, 그리고 수많은 팬들과 함께 나눈 감동의 기록이다.
박 기수가 '경마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은 단지 승수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그랑프리와 코리안더비를 포함해 대상경주를 총 48회 석권하고, 최우수 기수를 5회나 수상하는 등 빛나는 승부사의 면모를 보여왔다. 철저한 체력 관리, 흔들림 없는 집중력, 말에 대한 섬세한 이해, 그리고 경마에 대한 변치 않는 열정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적을 쌓아 올렸고, 결국 한국 경마 최다승 기수라는 누구도 넘보지 못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수천 번의 출전과 수많은 명승부 속에서 박태종이라는 이름은 곧 신뢰와 기량의 상징이 되었으며, 그의 존재는 팬들이 경마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다.
박태종 기수가 처음 안장에 올랐을 때 함께 출발선에 섰던 동료 기수들은 이미 오래전 은퇴했고, 그가 가르치고 격려했던 후배들은 이제 한국 경마를 이끄는 중견 기수가 되었다. 심지어 그 후배들의 후배 기수들까지 박 기수와 함께 트랙을 달렸다. 20대의 패기, 30대의 원숙함, 40대의 노련함을 거쳐 50대가 넘어서도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한 것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일이다. 박태종 기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증명하며, 모든 기수들의 영원한 롤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박태종 기수는 38년간 한국 경마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최고의 기량과 프로 정신을 보여준 살아있는 전설이다. 기록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한국 경마 발전에 헌신한 그의 공로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기수가 보여준 열정과 헌신, 그리고 승부사로서의 자세는 앞으로도 많은 기수들에게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한국 경마를 사랑해주신 모든 팬 여러분과 함께, 그의 마지막 질주를 따뜻하게 응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태종 기수의 마지막 기승은 12월 21일 일요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다. 박 기수는 이날 6경주 ‘미라클삭스’에 기승한다. 한국마사회는 다음주인 28일 일요일, 그의 은퇴를 기념하여 은퇴식, 팬미팅, 특별전 등을 별도로 개최할 예정이다.
38년간의 치열한 열정과 헌신, 그리고 수많은 감동을 남기고 경주로를 떠나는 박태종 기수는 한국 경마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그의 은퇴가 아쉽지만, 수많은 팬들이 그의 여정을 박수로 기념하며 새로운 출발을 응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 팬들은 이미 박태종 기수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21일 경마장을 찾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마대통령'의 마지막 질주, 그 역사적 순간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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