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최창무 변호사
물론 채무 불이행이 무조건 사기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 행위와 처분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 처음부터 편취할 범의가 있어야 한다. 법원은 피고인이 계약 당시 약속한 내용을 이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있었는지를 단순히 피고인의 진술에 의존해 판단하지 않는다. 당시의 자금 흐름, 실제 사업 추진 현황, 유사한 방식의 과거 전력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 정황을 바탕으로 기망의 의사를 추단한다.
검찰과 경찰은 피고인의 과거 경제적 행적을 낱낱이 파헤쳐 이를 '미필적 고의'의 증거로 제시한다. 이때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정당한 경제 활동의 일환이었음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법리적 허점을 노출할 경우 예상치를 상회하는 사기죄형량을 선고받게 된다. 따라서 소송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해당 사건이 양형 기준상의 감경 요소에 부합함을 증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에 따르면 사기죄는 이득액의 규모에 따라 유형을 구분한다.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의 일반 사기의 경우 기본 1년 6개월에서 4년의 징역형이 권고되나, 조직적 범행이거나 비난 가능성이 높은 가중 요소가 결합될 경우 형량은 급격히 상향된다. 사기죄형량은 범행의 수단과 결과에 대한 피고인의 예견 가능성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 노력이 있었는지에 달려 있다. 특히 재판부는 범행 과정에서의 전문성과 대담성,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타격 등을 형량 산정의 핵심 지표로 삼고 있다.
인천지방검찰청과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역임했던 로엘 법무법인 최창무 대표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의 수사 경험을 토대로 “사기죄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나중에 갚으려고 했다'는 주관적인 의사만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전형적인 변명으로 간주하며, 오히려 자금의 용도 사기나 불분명한 수익 구조를 근거로 엄중한 구형을 내린다. 재직하며 수많은 경제 범죄를 다뤄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기죄형량은 결국 수사 초기 단계에서 제출되는 객관적 물증과 법리적 소명 자료에 의해 8할 이상 결정된다"라고 조언했다.
나아가 최창무 대표변호사는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가용할 수 있었던 자산 상태와 실제 집행 내역의 불일치를 가장 예리하게 파고든다. 단순히 '운이 나빠 사업이 실패했다'는 식의 항변은 통하지 않는다. 판례가 요구하는 '기망의 부존재'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계약 전후의 자금 흐름을 재구성하여 편취의 고의가 없었음을 논리적으로 증명해야만 한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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